
한화 장민재. 스포츠동아DB
만약 올 시즌 한화에 장민재(26)가 없었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일 것이다.
장민재는 13일까지 32경기에서 73.1이닝을 던져 3승3패·1홀드,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그의 가치는 단순히 보이는 숫자로는 알 수 없다. 팀이 필요할 때면 언제나 나타나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는 ‘홍반장’ 아니 ‘장반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민재는 현재 어떤 보직이든 마다하지 않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구원등판이 20번, 마무리등판이 6번, 선발등판이 6번이다. 선발승이 많지 않은 팀에서 선발로 2승을 거뒀고, 선발이 일찍 무너지면 뒤를 받치는 ‘롱맨’으로도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 이기는 경기든, 지는 경기든 상관없이 마운드에 올라 묵묵히 공을 던졌다. 그야말로 전천후 투수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다. 장민재는 12일 경기에서도 갑작스럽게 송신영이 부상을 당하면서 급하게 투입됐다.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두 번째 선발로서 역할을 대신 해야 했다. 6월 14일 수원 kt전에서는 59개를 던지고 이틀만인 17일 청주 넥센전에서 84개를 던져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경기에 많이 나가서 좋은 것 아닌가”라며 반문하고는 “몸이 빨리 풀리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좋은 몸을 타고나서 그런지 잘 안 아프다. 조금 피곤할 때도 있지만 나에게는 공을 많이 던질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오히려 “공을 많이 던지는 것은 문제없다”며 “나가서 제대로 역할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남다른 야구욕심을 드러냈다.
이러한 장민재의 열정은 그라운드 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그는 13일 잠실 LG전 5-5로 맞선 5회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모두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7회 선두타자 박용택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됐지만, 바통을 이어받은 파비오 카스티요가 후속타자들을 막아내며 2이닝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의 호투는 승리의 발판이 됐다. 한화는 8회 터진 윌린 로사리오의 2타점적시타에 힘입어 7-5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장민재의 역투가 팀 분위기를 바꿨다”며 그의 노고를 높이 샀다. 올 시즌 한화의 가장 큰 수확은 장민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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