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넥센 리턴’ 밴 헤켄이 말하는 도전, 그리고 우승

입력 2016-07-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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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앤디 밴 헤켄이 돌아왔다. 구위 저하와 제구력 난조로 일본프로야구 진출은 실패로 끝났지만 KBO리그로 돌아온 만큼 1선발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밟은 지 1년도 안 돼 KBO리그로 돌아온 앤디 밴 헤켄(37·넥센)을 두고 혹자는 ‘실패한 투수’라고 한다. 그러나 밴 헤켄은 다른 답을 내놓았다. “도전하지 않았다면 후회가 남았을 것이다.” 일본에서의 아픈 경험을 발판 삼아 넥센의 1선발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밴 헤켄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넥센에서 58승(32패)을 따냈다. 매년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20승에 성공했다. 193㎝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포크볼은 무척 매력적이었다. 2015시즌이 끝나고 밴 헤켄이 일본 진출을 선언하자 넥센 구단은 미련 없이 그를 놓아줬지만, 마음 한켠에는 아쉬움을 지우지 못했다. 밴 헤켄이 넥센의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2013~2015년)에 큰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밴 헤켄은 올 시즌 일본 1군무대에서 10경기 4패, 방어율 6.31을 기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어깨 통증도 발생했다. 7월15일 세이부에서 웨이버 공시됐을 때 의문부호가 붙은 이유다. 그러나 넥센은 보장 연봉 없이 옵션 10만 달러에 밴 헤켄을 데려왔다.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구위 하락? 전혀 문제없다!

한국과 일본 타자들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습성을 갖고 있다. 메이저리그(ML)와 가장 다른 부분이다. 그러나 일본 타자들은 어떤 공이든 끝까지 집중해 안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나카무라 아키라(소프트뱅크)처럼 바깥쪽 공을 가볍게 밀어쳐 좌익수 앞에 떨어트리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밴 헤켄은 “일본 타자들은 배트컨트롤과 타격 정확성,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한국 타자들은 공격적이고 힘이 좋지만, 나쁜 공에 배트가 많이 나간다”고 설명했다.

한창 좋았을 때보다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밴 헤켄은 구위보다는 메카닉을 앞세운 투수다. 특히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포크볼은 최고의 무기다. KBO리그 통산 58승을 따낸 경험치도 무시할 수 없다. 여전히 기대할만한 요소는 충분하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밴 헤켄에게 기대하는 건 1선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밴 헤켄은 “KBO리그로 복귀한다면 행선지는 넥센뿐이었다”며 “어깨에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이스턴리그(일본 2군)에서 보강운동을 충분히 했다. 구속은 전성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밝혔다.

도전 자체에 의미, 목표는 넥센 우승!

밴 헤켄은 도전했다는 자체에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 친정과도 같은 넥센의 우승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2013~2015년 3차례 포스트시즌에 나갔지만, 우승에 실패한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각오였다. 밴 헤켄은 “(일본에서) 내 뜻대로 되진 않았지만, KBO리그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도전하지 않았다면 후회가 남았겠지만, 일본무대를 경험했으니 미련은 전혀 없다.
이제 넥센의 첫 우승에 힘을 보태고 싶다. 2년전 우승에 실패했고, 작년에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다. 올해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젊은 투수들이 잘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내 몫이다”고 외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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