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폭염에 망가진 잔디…빅매치 ‘옥에 티’

입력 2016-09-28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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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가 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의 변수로 떠올랐다. 폭염과 높은 습도가 여름 내내 기승을 부리면서 무더위에 약한 사계절 잔디가 썩어버렸다. 잔디더미를 들어내고 새 잔디를 보식했지만, 군데군데 파인 곳이 눈에 띈다. 전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K리그의 최근 화두는 경기장 그라운드 관리다. 1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예정됐던 상주상무-인천 유나이티드의 클래식(1부리그) 30라운드 경기가 잔디 사정 탓에 장소·시간이 옮겨지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폭염과 높은 습도가 여름 내내 기승을 부려 무더위에 약한 사계절 잔디가 썩어버렸다. 상주시의 잔디보식공사마저 기한을 맞추지 못해 결국 홈·원정이 바뀐 양 팀 선수단은 모두 피해자가 됐다.

아시아 클럽 최강자를 가리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부실한 잔디가 도마에 오르게 됐다. 28일 전북현대-FC서울의 4강 1차전이 펼쳐질 전주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는 최악이었다. 얼기설기 땜질한 자국이 많이 눈에 띄었고, 일부 지역은 잎이 누렇게 변색돼 있었다. 물론 앞서 K리그 경기들도 꾸준히 벌어졌지만, 국제대회는 차원이 또 다르다. TV 중계를 접할 아시아 곳곳의 팬들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현장을 찾은 AFC 경기감독관도 한반도를 엄습한 혹독한 무더위를 이해하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는 후문이다. 물론 전북 구단의 요청에 따라 죽은 잔디더미를 들어내고, 새 잔디를 보식하는 등 나름의 작업을 벌였음에도 딱히 진전은 없었다. 현재로선 그라운드를 통째로 갈아엎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27일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북 최강희 감독도 이를 안타까워했다. “잔디가 너무 많이 망가져 있다”고 말했다. 서울 황선홍 감독도 “솔직히 우려스럽다. 패스를 앞세운 우리 축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불편한 소식은 또 있다. 28일 전주 지역에는 비가 예보됐다. 수중전도 염두에 둬야 한다. 파인 곳에 물이 고이는 등 외적인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두 감독은 “정상적 플레이가 어려우니 여러 가지를 고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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