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도 비도 피해간 사직구장의 안도

입력 2016-10-08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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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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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하늘이 KBO리그를 굽어 살핀 모양이다. KBO리그에는 돔구장이 고척 스카이돔 하나밖에 없다. 한반도에 온난화 현상이 심화될수록 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지금 KBO리그는 우천 순연된 잔여경기를 치르고 있다. 10일부터 4위 LG와 5위 KIA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시작된다. 늦어도 9일까지는 모든 경기를 다 끝내야 가을 축제가 매끄러워진다.

그런데 하필이면 10월에 태풍 차바가 왔다. 10월 태풍은 10년에 1번 꼴이다. 한반도 동남부가 직격탄을 맞았는데 역대급으로 강력했던 10월 태풍이었다.

10월 3~4일 대구에서 예정된 LG-삼성전, 10월5일 대구 KIA-삼성전과 10월6일 사직 LG-롯데전까지 이 중 하나라도 비로 밀려 LG, KIA의 순위 확정이 안 되면 와일드카드 일정 자체가 꼬일 수 있었다. 와일드카드가 뒤로 밀리면 모든 포스트시즌의 스케줄 변경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야구 경기가 열리는 시간대에 비가 피해갔다. 모든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됐고, 6일 LG와 KIA의 순위가 가려졌다. 그리고 7일 부산 지역에는 다시 비가 예고됐다. 롯데는 8일까지 넥센과 마지막 2연전을 끝내고 2016시즌을 접는다.

그러나 7일 오후까지 빗줄기가 꽤 굵었다. 일기예보 상으로 이 비가 8일 오전까지 내린다고 했다. 7일 경기가 밀리면 8일 롯데는 넥센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를 해야 될 상황이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더블헤더 가능성에 곤혹스런 표정이었다.

만에 하나 8일 오후까지 비가 이어지면 9일로 밀리는데 준플레이오프를 앞둔 넥센에 부담스런 상황이 빚어진다. 넥센은 7일 에이스 밴 헤켄을 선발 투입해 준플레이오프를 위한 시험가동에 들어갔는데 계획이 틀어질 판이었다.

그러나 7일 저녁 6시30분이 다가올수록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뚝 멈췄다. 야구하기 선선한 가을밤 날씨로 변했다. 잠깐 비가 왔지만 별 탈 없이 9회까지 진행됐다.

KBO는 해마다 올스타전이면 하늘의 가호를 빌어야 했다. 그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올스타전은 비를 피해갔다. 그리고 2016 포스트시즌을 앞둔 잔여경기에서 또 한번 하늘의 도움을 얻었다. 예보 상, 10월9일부터 날씨는 계속 쾌청하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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