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3차전 경기가 열렸다. 6회초 무사 1루에서 넥센 김민성의 삼진아웃 때 1루주자 강정호가 2루 도루를 시도했으나 LG 김용의에게 태그아웃되고 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넥센 시절 소사-박병호(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넥센맨 소사 그리고 4번타자 박병호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LG가 준PO 1차전 선발로 내세운 헨리 소사의 뒤바뀐 유니폼이다. 소사는 2년 전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유니폼을 입고 LG를 상대했다. 한국 데뷔 3년차였던 그해 소사의 성적은 20경기 10승2패. ‘20승 투수’ 앤디 밴 헤켄에 이은 제 2선발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가을야구에 대한 기억도 나쁘지 않다. 소사는 1차전과 4차전 선발로 나와 1승을 거두며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앞장섰다. 특히 시리즈를 가져왔던 4차전에서 6.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LG에 탈락의 쓴잔을 맛보게 했다. 이제 소사는 유니폼을 바꿔 입고 넥센을 상대한다.
더 이상 넥센에서 볼 수 없는 선수는 소사뿐만이 아니다. 당시 영웅군단 타선을 이끌었던 박병호(미네소타)와 강정호(피츠버그), 두 중심타자의 메이저리그행으로 넥센은 다소 힘겹게 가을야구를 맞이하게 됐다.
기록으로 살펴봐도 둘의 공백은 그 누구보다 크다. 나란히 4번과 5번을 맡았던 박병호와 강정호는 PO에서 각각 타율 0.300(15타수 5안타)과 0.533(15타수 8안타)로 중심타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러나 넥센은 이제 ‘차포’ 없이 시리즈를 치러야하는 입장이다.
LG 이병규(9). 스포츠동아DB
● ‘적토마’ 이병규의 4타수 3안타
포스트시즌 엔트리 등록 여부를 놓고 관심을 모았던 LG의 베테랑 타자 9번 이병규.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이어 준PO 엔트리 합류도 불발됐지만, 이병규는 2년 전에도 ‘적토마’ 명성 그대로였다.
그는 1차전 9회 대타로 나와 좌중간 안타를 날린데 이어 4차전엔 선발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그러나 LG팬들이 적토마의 활약을 올 가을야구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LG가 계단을 올라가더라도 이병규가 엔트리에 합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자리에서 이번 대결을 기다리는 선수도 있다. LG 주장 류제국은 당시 팀의 운명이 걸린 4차전 선발투수로 출전했지만 5이닝 8안타 1홈런 5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팀의 가을야구 탈락을 지켜봐야했다. 2년 전의 복수를 앙갚음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2년 전 결과는 넥센의 압승이었다. 넥센은 1차전을 먼저 잡은 뒤 2차전을 내줬지만, 3차전과 4차전 모두 LG 타선을 2득점으로 묶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양 팀은 어떤 이야기를 들고 팬들을 맞이하게 될까.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