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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는 유리, 결과는 글쎄…
준PO는 그간 여러 변화를 거친 뒤 2008년 5전3선승제로 제도가 정립됐다. 2005년에도 5전3선승제가 잠시 도입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이 벌어져 시리즈가 일찍 종료되지 못했다.
2008년 이후 치러진 총 8번의 준PO 중 시리즈가 4차전 안에 끝난 경우는 총 6차례였다. 제도 도입 첫해였던 2008년 삼성이 롯데에 3연승을 거둔 뒤 2009년 두산, 2011년 SK, 2012년 롯데, 2014년 LG, 2015년 두산이 나란히 4차전에서 PO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이러한 티켓 조기예약이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건 아니었다. 앞서 언급된 6차례 중 PO 무대에서도 웃은 경우는 2번에 그쳤다. 확률은 33%. 한껏 오른 분위기와 충분한 휴식도 PO에선 효과적인 카드로 쓰이지 못했다. 성공 사례를 되짚어보면 2011년 SK가 KIA를 준PO에서 꺾은데 이어 PO에서도 롯데를 누르며 최초의 사례를 기록했고, 지난해 두산이 넥센과 NC를 차례로 제친 일이 두 번째였다.
그렇다면 앞선 두 팀은 한국시리즈에서도 웃었을까. 여기서도 희비는 갈렸다. 2011년 SK는 당시 정규리그 1위 삼성의 벽을 넘지 못하고 한국시리즈에서 좌절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달랐다. 두산은 삼성과 1차전에서 패하며 출발이 좋지 못했지만 이후 쾌조의 4연승을 달리고 14년 만의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LG 역시 지난해 두산의 사례를 꿈꾸며 PO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상황도 좋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준PO에서 1번(16일 3차전)밖에 내지 않은데다 헨리 소사 역시 13일 1차전 등판 이후 일주일 넘게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기에 류제국도 4차전에서 2이닝 44구 투구에 그쳐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반면 NC는 전례를 이번에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비록 LG의 3일 휴식과 신바람 분위기가 부담이지만 17일과 19일 마산 홈구장에서 청백전을 치르며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췄다. 9일 정규시즌 최종전 이후 열흘 넘게 휴식기를 가진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