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본 잊은 KGC인삼공사, 알레나 활약에 싱글벙글

입력 2016-11-0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GC인삼공사 알레나 버그스마(가운데)는 기존 사만다 미들본의 대체선수로 V리그 무대를 밟았다. 애초 우려가 컸지만, 지금은 4경기에서 경기당 29득점을 기록 중인 팀의 에이스다. 서남원 감독도 “미운 오리가 백조가 됐다”며 흐뭇해한다. 사진제공 | KOVO

KGC인삼공사 서남원 감독은 요즘 외국인선수 알레나 버그스마(26)의 활약에 싱글벙글이다. 트라이아웃 전체 1순위로 지명한 사만다 미들본이 개인사정으로 합류한 지 2주 만에 도중하차해 기존 계획이 틀어졌지만, 지나간 일은 잊고 새판을 짜고 있다. 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알레나는 애초 실력보다 ‘미스 오리건’ 출신의 경력으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미들본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컸던 터라 부랴부랴 뽑은 알레나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듯했다. ‘190㎝의 장신 공격수’ 외에 다른 수식어는 없었다. 게다가 처음 합류했을 때 몸 상태도 정상이 아니었다. 서 감독조차 “처음에는 다소 실망스러웠다”고 했을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이 같은 우려를 완전히 상쇄하고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코트에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던 알레나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KOVO컵 4경기에서 경기당 22득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내더니, 올 시즌 V리그에선 4경기에 출장해 경기당 득점(28.25점)은 물론 블로킹(세트당 1.154) 부문 1위에 오르며 반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또 1일 도로공사전에서는 2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첫 승을 이끌었다. 서 감독이 KGC인삼공사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거둔 첫 승이라 의미를 더했다.

서 감독은 “미들본은 센터와 라이트를 겸하는 선수라 다양한 공격패턴을 염두에 뒀다. 이 부분에 맞춰 훈련을 많이 했는데, 엇박자가 났다”며 “알레나는 정통 라이트 공격수라 큰 공격을 해결해주는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과 친해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도 보기 좋다. 여기에 국내선수들이 힘을 보태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세터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한수지와 신인 지민경의 활약이 더해지면 이상적인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있다. 서 감독이 한수지에 대해 “포지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줘 고맙다. 이러한 부분들로 인해 높이가 살아나고, 팀에 보탬이 된다”고 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알레나는 “대체선수인데 얼마나 잘해줄지 궁금하다”고 했던 서 감독의 생각을 완전히 바꿨다. 이에 대해 묻자 서 감독은 “처음에는 미운오리였는데, 이제는 백조가 됐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