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훈련 대신 영화 보고 연패 끊은 KEB하나은행

입력 2017-01-04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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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도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16-2017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 KB스타즈의 경기에서 KEB하나은행이 58-48로 승리하며 2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KEB하나은행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부천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이환우 대행, 2연패 불구 ‘영화관 나들이’
새해 첫 경기 승리 분위기 전환 효과 톡톡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KEB하나은행이 딱 그랬다.

KEB하나은행은 최근 2연패로 휘청했다. 지난달 25일 KDB생명, 28일 우리은행에 내리 무릎을 꿇었다. 올 시즌 1라운드를 전패로 출발한 뒤 처음 겪는 연패였다. KEB하나은행 이환우 감독대행과 선수단은 2∼3라운드 동안 우리은행을 제외한 모든 팀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고서도 “4라운드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곤 했는데, 예상대로 위기가 엄습했다. 자칫 연패가 길어질 경우 KEB하나은행으로선 오래도록 지켜온 2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었다. 최근 3위 삼성생명(9승10패)이 3연승을 내달리며 상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했다. 이미 올 시즌을 5연패로 시작하며 단단히 ‘예방주사’를 맞았던 KEB하나은행은 2연패를 가뿐히 끊어냈다. 2일 안방으로 불러들인 최하위 KB스타즈를 연패 탈출의 제물로 삼았다. 10승(9패) 고지에 오른 KEB하나은행과 부동의 선두 우리은행(18승1패)은 8경기차, 삼성생명은 1경기차다.

서두르지 않은 덕분이었다. KEB하나은행은 KB스타즈전을 앞두고 모처럼 휴식을 즐겼다. 연패도 잊고 머리를 식혔다. 특히 12월 중순부터 연말까지 이어진 5경기를 연달아 3일 간격으로 치른 터라 선수들의 체력도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여유가 필요했다.

하나은행 이환우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이 감독대행은 “우리은행에 지긴 했어도 좋은 경기를 했다. 당일에는 반성의 의미로 숙소로 돌아갔지만, 다음날 선수들에게 외박을 줬다”며 “하루를 쉬고 (12월) 30일에는 분위기 전환을 위해 선수들끼리 영화 한 편을 봤다”고 밝혔다. 평소 국내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나탈리 어천와, 카일라 쏜튼도 영화관 나들이에 동행했다. 영화도 두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외국작품으로 골랐다.

효과가 있었다. 선수단 전반에 걸쳐 활력을 되찾았다. 최근 부침을 겪었던 에이스 강이슬도 충분히 숨을 고른 뒤 KB스타즈전에서 10점·8리바운드로 되살아났다. 강이슬은 올 시즌 KEB하나은행의 전 경기에 선발로 출전해 평균 35분19초를 뛰고 있다. 본인의 역할에 대한 책임감과 오랜 출장시간에 따른 체력적 부담이 누구보다 컸다.

강이슬은 “그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다리가 안 나가고, 뛰지를 못하니 경기력도 많이 떨어졌다”며 “다행히 우리은행과의 경기가 끝난 뒤 휴식을 취해 체력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이라 30일에는 다같이 회식을 하고 영화도 봤다. 영화가 지루해서 보는 내내 졸았지만, 동료들과 함께 연수원(숙소)에서 벗어난 것 자체로도 기분전환이 됐다”고 웃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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