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야수진’ 화려한 2017년 FA

입력 2017-01-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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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시즌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예비 FA들의 활약 여부다. 올 시즌이 막을 내리면 FA 시장에 대형 야수들이 쏟아진다. 포수 강민호부터 김주찬 손아섭 민병헌(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등이 올 시즌 후 ‘FA 대박’을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2017년은 KBO 스토브리그 역사에 또 한번 큰 기록이 쏟아질 전망이다. 2015년 KBO 프리에이전트(FA)시장은 역대 최고액수인 766억2000만원의 계약 총액을 기록했다. 해를 넘겨서까지 진행 중인 2016 FA시장은 3일까지 461억5000만원의 총액을 기록 중이다. 2015년보다 액수는 적다. 그러나 2015년 당시 21명이 약 766억원에 사인한 것과 비교해 2016년은 9명이 약 461원을 기록했다. 숫자에 차이가 있었을 뿐 대형 계약은 2016년이 더 많았다. 특히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34)는 사상 첫 100억원대 FA시대를 열었다. 또한 황재균(30)과 이대호(35)의 계약 가능성도 남아있다.

2016년 FA시장이 특급 좌완 투수 양현종(29·KIA), 김광현(29·SK), 차우찬(30·LG)과 리그 최고의 거포 최형우가 주도했다면 2017년은 다양한 포지션에서 국가대표 야수들이 쏟아진다. 각 팀에서는 “2017 FA시장은 타자 백화점”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또한 4년 전 NC의 1군 안착, 한화의 폭발적인 투자로 시작된 FA몸값 폭등의 큰 수혜자들이 다시 한번 시장에 나온다.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선수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개인 누적 FA 몸값 경쟁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는다.

롯데 강민호. 스포츠동아DB



● 다시 시장에 나오는 최고의 포수 강민호

강민호(32·롯데)는 4년 전인 2013시즌 종료 후 첫번째 FA자격을 획득했다. 당시 강민호의 등장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가 있었다. 사상 최초 20대에 FA자격을 획득한 포수였고, 클린업트리오를 맡을 수 있는 타격 능력에 정상급 수비실력을 가진 현역 국가대표였다.

당시 강민호는 4년 총액 75억원이라는 KBO 역사상 최대 계약을 롯데와 맺었다. 2005년 심정수(삼성)의 4년 60억원 기록을 9년 만에 갈아 치운 대형계약이었다.

4년이 지났지만 강민호는 건재하다. 앞으로 4년 이상 충분히 리그 정상급 포수로 뛸 수 있다. 2015년 타율 0.311 30홈런, 2016년 타율 0.323에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격 능력은 오히려 더 큰 발전을 이뤘다. 투수 리드 등 포수의 경기 운영부분도 노련함이 더해지며 안정감이 더 돋보인다.

김인식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감독은 “우승팀에는 항상 뛰어난 포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리그에서 여전히 정상급 포수는 손에 꼽힌다. 4년 전 75억원에 사인한 강민호는 역대 FA 최고액 타이틀은 이미 넘겨줬지만 또 한번 대형 계약을 통한 개인 FA계약 총액 최고액에 도전한다.

두산 민병헌-롯데 손아섭(오른쪽). 스포츠동아DB



● 민병헌·손아섭 최고의 좌·우 외야수

두산의 2년 연속 우승 주역 민병헌(30)과 롯데의 중심 손아섭(29)도 2017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면 생애 첫 FA를 획득한다.

민병헌은 2016시즌 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등록 일수가 다소 모자랐다. 그러나 2016시즌에 비해 2017시즌은 대형 선발투수가 시장에 없어 오히려 더 유리한 계약에 성공할 수도 있다. WBC국가대표 민병헌은 KBO리그 최고의 수비능력을 자랑하는 외야수다. 위치 선정과 공을 잡는 실력, 송구 능력 모두 최고로 꼽힌다. 넓디넓은 잠실 외야를 그물망 수비로 지키는 팀 공헌도는 계산할 수 없을 만큼 가치가 높다. 타격 능력 또한 빼어나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지만 2016년 16개의 홈런을 쳤고 타율 0.325를 기록했다. 타격과 수비 모두가 뛰어난 우타 외야수가 리그 전체에서 드물기 때문에 민병헌의 가치는 그만큼 더 높다.

우투좌타 외야수 손아섭은 7년 연속 3할 타율과 100안타 이상을 기록 중이다. 타격 실력만큼은 확실하다. 2016년 42개의 도루를 성공하는 동안 실패는 단 4개뿐이었다.

KIA 김주찬-NC 이종욱-손시헌-kt 이대형-SK 정의윤-삼성 김상수(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여전히 실력 최고 베테랑들의 두 번째 FA

KIA 외야수 김주찬(36)은 2012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50억원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13년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건강하다면 리그 최고의 타자’라는 실력을 스스로 입증했다. 지난해는 데뷔 후 최다인 16홈런에 177안타 타율 0.346을 기록했다. 130경기를 뛰며 의문부호가 뒤따랐던 내구성도 입증했다. 2017년에도 풀타임을 소화하면 충분히 매력적인 FA가 될 수 있다.

2014년 나란히 두산에서 NC로 팀을 옮긴 외야수 이종욱(37)과 유격수 손시헌(37)도 FA자격을 다시 획득한다. 이종욱은 전성기처럼 강렬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뛰어난 타격 능력에 기동력과 수비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고의 알짜 FA 성공 사례로 꼽히는 kt 외야수 이대형(34)도 2017시즌 종료 후 자격을 다시 얻는다. 2013시즌 종료 후 4년 24억원에 KIA와 계약한 이대형은 2015년 kt로 이적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2016시즌에는 무려 192개의 안타로 200안타에 근접한 활약을 펼쳤다. 이제 30대 중반이지만 여전히 발 빠른 리드오프다

SK에서 뒤늦게 유망주의 알을 깬 외야수 정의윤(29)도 2017시즌 후 FA가 된다. 삼성의 주전 유격수 김상수(27)는 고교졸업 후 곧장 1군에서 뛰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특례혜택을 받아 20대 중후반에 FA가 된다.

현역 최고령인 KIA 투수 최영필(43)은 2017년을 마치면 FA자격을 다시 얻는다. 40대 중반 투수가 FA자격을 다시 얻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이 밖에 투수 중에서 KIA 김진우(34), 한화 안영명(33)등이 FA자격을 획득하는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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