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3) KIA 한승택 “올해는 더 많이 보여드릴게요”

입력 2017-01-1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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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포수 한승택은 지난해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스스로 볼배합을 하고, 몸을 던지는 호수비를 펼치는 등 팀의 미래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당시 2차전에서 몸을 날려 LG 문선재의 번트 타구를 잡는 한승택. 스포츠동아DB

붉은 닭띠의 해에 힘껏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예비스타들이 있다. 이제 막 재능의 꽃을 피워낸 여린 꽃송이지만 앞으로 KBO리그를 대표할 재목으로 꽃잎을 활짝 펼칠 라이징 스타들. 이들의 희망찬 날갯짓을 스포츠동아가 집중조명해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 3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주전포수로 혜성처럼 나타나 KIA 안방의 미래로 떠오른 한승택(23)이다. 당시 벤치 사인 없이 스스로 볼배합을 해 더욱 높은 평가를 받았던 그는 “아직 보여드린 게 많지 않다. 2017년엔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 야구 시작하고 3개월 만에 쓴 포수 마스크

-야구를 시작했을 때로 돌아가 보자.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초등학교 4학년 겨울에 처음 시작했다. 그때 한창 프로야구 경기 보는 것을 좋아했다. 제대로 볼 줄 모르면서도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동네야구를 하다가 남양주 리틀야구단에서 선수를 모집한다고 해서 이름을 적어낸 게 시작이었다. 친구랑 같이 가서 한달 정도 놀면서 한 것 같다. 한달이 지나고부터 제대로 시작했다.”


-포수는 야구에서 가장 특수한 포지션이다. 언제부터 포수 마스크를 썼나.

“처음엔 내야수 글러브를 사서 시작했다. 내야와 외야를 다 해봤는데 그때 내가 통통해서인지 감독님께서 ‘포수 한 번 해봐라’고 하시더라.(웃음) 그렇게 한 번 포수를 보고 난 뒤, 내 포지션은 계속 포수였다. 야구를 시작한 지 3개월 뒤였다.”


-덕수고 시절부터 고교 최고로 꼽혔고, 2013년 드래프트에서 그해 고교 포수 중 가장 빠른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지명됐다. 한화 김응용 감독의 눈에 들어 개막 엔트리에도 올랐다.

“프로야구는 밖에서만 봤기에 잘 몰랐다. 아무 것도 모르고 그냥 앞만 보고, 하고 싶은 걸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잘 안되더라.”


-그때 개막 2번째 경기부터 8연속 경기 선발출장하는 등 고졸 신인으로선 파격적인 기회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잘 안 된 것 같나.

“프로에 대해선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기에 나가니 잘 안된 것 같다. 특히 볼배합 같은 게 힘들었다. 내가 포수로 나갔는데 안타 맞고 홈런 맞고 하니까 뭐랄까, (잠시 고민하더니) 멘붕(멘탈 붕괴)이라고 표현해야 되나. 그랬던 것 같다.”


-지난해 보여준 당찬 볼배합을 생각하면, 그때 모습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은 더 생각하고 공부하니까 들어가면 나은 것이다. 그땐 프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몰라 많이 생각을 못하고 예전에 하던 대로 했다. 많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스무 살 때 신인으로서 정말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계속 생각할 수 있게, 더 진화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됐다.”

KIA 한승택.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불의의 부상과 아쉬웠던 KIA에서의 첫 시즌

-그렇게 데뷔 시즌을 마치고 곧장 경찰야구단 입대가 결정됐는데 KIA로 이적(FA 이용규의 보상선수)하게 됐다.


“입대 전이었는데 기분이 많이 이상했다. 며칠동안 멍했다. 게다가 KIA에 친분이 있는 선수가 없더라. 그래도 생각해보니 팀에서 내가 필요해서 뽑았을 것이라는 느낌이 왔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입대했던 것 같다.”


-경찰야구단에서 보낸 2년은 어땠나. 유승안 감독이 포수 출신이라 남다를 것 같다.

“부상이 있어 더 많이 나가지 못했지만, 감독님께서 많은 출전기회를 주셨다. 쓴 소리와 좋은 소리 모두 많이 해주신 것 같다.(웃음) 지금 생각해보니 경기에 많이 나가게 해주신 게 정말 좋았다.”


-전역 후 KIA에 처음 합류했는데 애리조나 교육리그에서 불의의 부상을 입었다. 정말 큰 부상이었다.

“타석에서 상대 투수의 공에 머리를 맞았다. 당황스러운 정도가 아니라, 그런 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그 날 이후 3개월 넘게 쉴 수밖에 없었다. 이후에도 공도 잡지 못하고, 걷고 조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부상으로 1군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못했다. KIA에 와서 첫 캠프였는데 아쉬웠을 것 같다.

“보강운동 등 모든 걸 다 처음부터 시작했다. 그래도 생각보다 몸 상태가 빨리 올라와 대만 2군 캠프에 갈 수 있었다. 대만에선 수비 위주로 실전에 조금 나갔는데 3~4개월 쉬니 몸이 덜 만들어져 쉽지 않았다.”


-5월 말 처음 1군에 올라와 10경기(5경기 선발)에 나섰고, 이후 9월 확대엔트리 때 올라와 시즌 끝까지 뛰었다.

“제대로 몸 상태가 올라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시즌 시작하고도 2군에서 힘들었다. 뒤늦게 1군에 왔지만, 이제 조금 프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서인지 다행히 적응을 빨리 했다.”

KIA 한승택. 스포츠동아DB



● 가을야구로 본 가능성,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지난해 출장기록은 27경기(9경기 선발)에 그쳤지만, 소중한 1군 경험이었다. 가을야구를 통해 큰 ‘임팩트’를 보여주기도 했다.

“막판에 코칭스태프에서 기회를 주셔서 내 야구를 보여줄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다. 팀에 도움이 더 되고 싶었는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배한 게 너무 아쉽다. 2016년은 힘들기도 했지만, 정말 재밌고 소중한 경험을 한 1년이었다.”


-가을야구는 단 2경기로 끝났지만, 한승택이라는 포수의 이름 석 자를 알리는 기회였다. 처음 엔트리 얘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뒤에 통보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엔트리 합류 이후에도 선발로 나가는 건 생각도 못했다. 잘 하려고 하기보다는 투수들을 잘 도와 무조건 이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했다. 그 생각이 커서 결과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에서 모든 볼배합을 스스로 했다. 고졸 4년차 신예 포수라곤 믿기 힘들 정도로 수가 뛰어났다.

“1차전과 2차전 선발이 헥터와 (양)현종이형이었다. 둘 다 구위가 좋은 투수인데, 그날따라 직구가 평소보다 더 좋았다. LG 타자들의 타이밍이 늦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걸 이용해 직구 사인을 낼 때가 많았다. 만약 시즌 때 LG와 많이 상대했다면 데이터가 있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느낌대로 가져갔다.”


-느낌대로 한 볼배합이라니 더 놀랍다. 어떤 포수가 되고 싶나.

“아직은 많이 부족한 선수다. 내 걸 더 만들고 싶다. 포스트시즌 때 투수가 원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KIA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작년에는 경기를 많이 못 나가 사실 보여드린 게 많지 않았다. 마지막에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올해는 내 이름도 알리고, 멋진 플레이를 더 많이 보여드리겠다.”


● KIA 한승택


▲생년월일=1994년6월21일

▲출신교=잠전초(남양주리틀)~잠신중-덕수고

▲키·몸무게=174㎝·83㎏(우투우타)

▲프로 입단=2013년 한화 3라운드 전체 23순위

▲입단 계약금=9000만원

▲프로 경력=한화(2013)~경찰(2014~2015)~KIA(2016~)

▲2016년 연봉=2700만원

▲2016시즌 성적=27경기 타율 0.179(28타수 5안타) 5타점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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