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정훈, 역대 3번째 최연소 3승…마스터스가 보인다

입력 2017-01-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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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정훈이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골프장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카타르마스터스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데뷔 후 29경기 만에 통산 3승째를 따낸 왕정훈은 세베 바예스테로스, 타이거 우즈에 이어 유러피언투어 역대 최소경기 3승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카타르마스터스 16언더파 시즌 첫 승

랭킹도 40위권 유력…마스터스 출전 청신호
동갑내기 김시우와 남자골프 새 원투펀치로


왕정훈(22)이 유러피언투어 카타르마스터스(총상금 250만 달러)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역대 세 번째 최연소 3승을 달성했다.

왕정훈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골프장(파72)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대회에서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 야코 반 질(남아공), 조아킴 라거그렌(스웨덴)과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우승했다. 왕정훈은 연장 1차전에서 버디를 잡았고, 반 질과 라거그렌은 파에 그쳤다. 지난해 5월 핫산 2세 트로피와 모리셔스오픈에서 2승을 따낸 뒤 유러피언투어 신인상을 받은 왕정훈의 통산 3승째 우승이다.

새로운 기록도 쏟아졌다. 왕정훈은 이날로 20세144일에 불과해 유러피언투어에서 역대 세 번째로 어린 나이에 3승을 기록했다. 마테오 마나레로(이탈리아)가 19세로 최연소,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가 20세에 3승을 거뒀다.

또 이번 대회까지 29경기에서 3승을 달성해 세베 바예스테로스(8경기), 타이거 우즈(12경기) 이후 세 번째로 최소경기 3승을 수확한 선수가 됐다. 주로 미국 PGA 투어에서 활약한 우즈는 1999년 5월 12경기 출전 만에 유러피언투어 3승을 달성했다. 왕정훈은 “투어 활동을 하면서 위대한 선수들에게 좋은 모습을 배운다는 생각으로 올 해를 시작했다”면서 “부담없이 경기하려 했는데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 자신감이 많이 붙었고, 다음 대회가 기다려진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큰 자신감을 얻은 만큼 마스퍼스에서 그린재킷을 입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우승상금 41만 달러(4억7800만원)와 함께 꿈의 무대 마스터스에서 뛸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계랭킹 60위에서 40위 안팎으로 상승이 유력해진 덕이다. 3월 말까지 50위 이내를 유지하면 4월 열리는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


● 왕정훈·김시우, 새로운 ‘원투 펀치’

유럽에선 왕정훈, 미국에선 김시우. 1995년생 동갑내기 왕정훈과 김시우가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원투 펀치’를 완성해가고 있다.

왕정훈과 김시우는 유럽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들이다. 먼저 주목을 받은 건 김시우. 2012년 12월 PGA 투어의 마지막 퀄리파잉토너먼트에서 사상 최연소(17세5개월6일)로 통과하면서 남자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후 김시우는 3년 동안 웹닷컴 투어 등에서 바닥을 다지며 무럭무럭 성장했다.

김시우는 톱스타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바바솔챔피언십에서 애런 배들리(호주)와 연장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존재감을 보여줬다. 한 달 뒤인 8월 윈덤챔피언십에서는 한국선수 최연소(21세) PGA 우승을 차지했다. 또 시즌 마지막에 펼쳐진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서는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까지 진출했다.

김시우는 올 들어 허리 부상으로 잠시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타고난 근성과 탄탄한 실력은 한국 남자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로 손색없다.

왕정훈은 2012년 프로로 전향했다. 2013년부터 본격적인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이듬해 아시안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그리고 지난해부터 유러피언투어에서 뛰기 시작했다.

왕정훈의 활약은 대단했다. 지난해 5월 핫산 2세 트로피에서 대기선수로 마지막에 출전 기회를 잡은 그는 첫 우승을 달성하며 깜짝 스타가 됐다. 이어 모리셔스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그 덕에 세계랭킹은 수직 상승했다. 2013년 말 세계랭킹 727위에서 2014년 269위, 2015년 169위, 이번 우승으로 40위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야말로 폭풍성장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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