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박종윤. 스포츠동아DB
롯데의 이대호(35) 영입은 상징적, 흥행적 요소를 걷어내고 보자면 결국 주전 1루수를 찾지 못한 귀결이다. 더 이상 KBO리그에서 이룰 것이 없었던 이대호는 2011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되자 부(富)와 꿈을 좇아 해외로 떠났다. 이대호가 커리어 황금기의 6년을 바깥에서 보내는 동안, 롯데 1루수 기회는 박종윤(35)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팀과 팬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채, 6시즌이 흘러갔다. 그리고 2017시즌을 앞둔 박종윤은 ‘위기의 남자’가 됐다.
롯데는 1월의 마지막 날 2017년 연봉 재계약을 발표했는데 박종윤의 연봉은 1억6000만원에서 9100만원으로 줄었다. 43.1%의 삭감률은 롯데에서 전체 두 번째로 컸다. 2015년 연봉 2억원을 찍었는데, 이제 1억 연봉의 마지노선마저 깨졌다. 바깥에서는 “박종윤이 저항해서 롯데가 연봉 발표를 못하고 있었다”는 오해까지 들었다. 사실 박종윤이 아니라 정대현(39)의 연봉(3억2000만원→1억2000만원)을 조율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이었다.
박종윤이 롯데의 미국 애리조나캠프에 참가하지 못한 것은 연봉 미계약 탓이 아니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이 박종윤을 제외시킨 것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박종윤은 대만 2군 캠프에서 훈련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롯데 1루수 전력구상의 우선순위가 이대호, 최준석(34), 김상호(28)라는 의미가 된다.
출발선부터 뒤처지게 된 박종윤은 이제 재신임을 받으려면 지금까지 했던 것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 2001년 전체 33번째 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뒤, 재능보다 성실함으로 버텨온 야구인생이었다. 그러나 이대호를 잇는 1루수였기에 롯데 팬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겨웠다. 이제 30대 후반기로 접어드는 박종윤에게 유독 추운 겨울일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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