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김성근 감독에게 휴대전화는 폼인가요?

입력 2017-04-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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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현장과 프런트의 불통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한화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김성근 감독이 2군 투수 4명을 직접 보고 콜업을 결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박종훈 단장이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 골자다. 구단이 지난해 11월 박 단장의 선임을 발표하면서 “업무영역을 확실히 구분해 김 감독에게는 1군 감독 본연의 임무에 집중토록 하고, 박 단장은 선수단 운영의 전반적인 관리 부분을 맡아 내부 유망주 발굴과 선수단의 효율적 관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힌 터라 이 문제가 크게 부풀려지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

일반적으로 1군 감독은 2군 스태프로부터 선수들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2군 감독과 수시로 통화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2군 선수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1군 감독 본연의 임무 중 하나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해진 선이 있다. 지난 2년간(2015~2016시즌) 김성근 감독은 2군 선수들을 수시로 1군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호출했다. “선수를 직접 보고 1군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김 감독의 ‘테스트’를 통과해 1군에 등록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군 구장이 있는 서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대전과 서산은 왕복 3~4시간 거리인데, 선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오가는 길에 허비해야한다는 얘기다. 엄연히 2군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다.

게다가 김 감독은 박 단장은 물론 최계훈 한화 2군 감독과도 통화조차 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당시 2군에 있던 최진행과 김경언의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소문으로 들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2군 스태프들은 꾸준히 보고서를 작성하고, 상태를 파악해 김 감독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와 관련한 통화조차 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소통이 되질 않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창피하고 힘이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김 감독이 항상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는 그저 폼일 뿐인가. 2군 스태프에게 보고를 받는 것이 자존심에 타격을 입는 일도 아닐 것인데, 계속해서 악수(惡手)를 두는 김 감독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소통의 창구는 막아버리고, 떼를 쓰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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