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 스포츠동아DB
일반적으로 1군 감독은 2군 스태프로부터 선수들에 대한 보고를 받는다. 2군 감독과 수시로 통화하며 의견을 교환하고,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한다. 2군 선수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1군 감독 본연의 임무 중 하나다. 그러나 여기에도 정해진 선이 있다. 지난 2년간(2015~2016시즌) 김성근 감독은 2군 선수들을 수시로 1군 홈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호출했다. “선수를 직접 보고 1군 합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이른바 김 감독의 ‘테스트’를 통과해 1군에 등록되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군 구장이 있는 서산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대전과 서산은 왕복 3~4시간 거리인데, 선수는 이 소중한 시간을 오가는 길에 허비해야한다는 얘기다. 엄연히 2군의 영역을 침범하는 행위다.
게다가 김 감독은 박 단장은 물론 최계훈 한화 2군 감독과도 통화조차 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시범경기 초반에는 당시 2군에 있던 최진행과 김경언의 몸 상태를 묻는 질문에 “소문으로 들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2군 스태프들은 꾸준히 보고서를 작성하고, 상태를 파악해 김 감독에게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와 관련한 통화조차 하지 않고 끝까지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소통이 되질 않는 것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창피하고 힘이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김 감독이 항상 손에 쥐고 있는 휴대전화는 그저 폼일 뿐인가. 2군 스태프에게 보고를 받는 것이 자존심에 타격을 입는 일도 아닐 것인데, 계속해서 악수(惡手)를 두는 김 감독의 모습을 어떻게 이해해야할까. 소통의 창구는 막아버리고, 떼를 쓰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