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볼 투수 자처한 윤요섭, ‘모넬 살리기’ 통했다

입력 2017-05-07 17: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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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모넬. 사진제공|kt wiz

외국인타자 조니 모넬(31)의 부진은 올 시즌 kt의 최대 고민거리 중 하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의 중심타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7일 대전 한화와 원정경기 전까지 1군 2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타율 0.175(63타수11안타), 2홈런, 7타점이 전부였다. 2군경기 8게임에서 타율 0.385(26타수10안타), 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부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지만, 1군 복귀 후 2경기에서도 8타수 1안타(타율 0.125)로 부진했다. 부진이 길어지다보니 시즌 초반의 활력 넘치는 모습이 사라졌다.

kt 김진욱 감독도 걱정이 태산이다. 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복귀 직후에는 콘택트존에서 스윙이 나오다가 어제(6일)는 또 안 맞더라. 좋은 타구가 나와야 살아날 텐데”라며 “국내선수들도 모넬의 부진을 안타까워한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려고 노력한다. 모넬이 더 밝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넬을 6번타자(1루수)로 내보낸 것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였다.

kt 윤요섭.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그런 가운데 베테랑 윤요섭(35)이 모넬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날 경기에 앞서 모넬의 연습타격 때 배팅볼 투수를 자청한 것이다. 한화 선발투수 송은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터라 모넬의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윤요섭은 1군에 첫발을 내디딘 2008년부터 2010년 중반까지 SK에서 송은범과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경험을 되살려 송은범의 투구폼을 최대한 따라하며 배팅볼을 던져줬다. 김 감독도 이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윤요섭은 “초반과 달리 모넬이 많이 처진 것 같아 기를 살려주려 한 것”이라고 전했다.

모두의 바람이 통한 것일까. 모넬은 이날 3타수1안타1타점1득점에 볼넷 2개를 기록하며 팀의 10-0 완승에 힘을 보탰다. 9회 좌중간 2루타로 1타점을 올린 뒤에는 특유의 환한 미소까지 되찾았다. 침착하게 밀어쳐 좌중간 방면 타구를 만들어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모넬은 “승리에 작은 보탬이 돼 기쁘다. 초반부터 공을 차분하게 보며 볼넷으로 출루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 같다”며 “오늘은 윤요섭이 조언을 해줬다. 동료들의 따뜻한 조언이 정말 고맙다. 매 경기, 매 타석 최선을 다해 하루빨리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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