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는 ‘디펜딩 챔피언’ 두산, 상위권 향해 진군

입력 2017-05-14 17: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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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지난해 KBO리그를 호령했던 곰 군단이 길었던 봄철 춘곤증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활짝 폈다. 시즌 초반 유독 높게 느껴졌던 승률 ‘5할 관문’을 비로소 허물고 동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투타에 걸쳐 재정비를 끝낸 두산이 올 시즌 첫 4연승을 거두고 상위권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두산은 14일 사직 롯데전에서 선발 유희관(7이닝 5안타 5삼진 무실점)의 완벽투와 선발타자 전원안타(올 시즌 14호, 역대 781호)를 앞세워 15-1 승리를 거뒀다. 이날 완승으로 5월 셋째 주 4경기(9일·12일 우천취소)를 모두 잡고 4연승 휘파람을 불었다.


● 살아나는 타선, 안정감 찾은 마운드

두산은 5~7일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LG에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2009년 이후 8년 만의 어린이날 스윕패도 충격이었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잠실 라이벌에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욱 뼈아팠다. 일각에선 우승후보 두산의 부진이 당분간 오래 지속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판타스틱4’의 한 축인 마이클 보우덴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데 이어 타선 역시 침체일로에서 쉽사리 벗어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지난해 통합우승팀의 저력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두산은 3연패 직후 10일 잠실 SK전에서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앞세워 6-0 완승을 챙겼다. 단숨에 전열을 가다듬자 이후 거침없는 연승행진이 계속됐다. 다음날에도 SK에 7-0 승리를 거둔 뒤 사직으로 건너와 롯데를 두 차례 내리 잡고 연승을 ‘4’로 늘렸다. 14일까지 성적은 36경기 18승1무17패(승률 0.514). 4월부터 ‘마의 장벽’으로 통했던 승률 5할도 함께 허물었다.

곰의 반격은 타선의 상승세가 있기에 가능했다. 시즌 초반부터 슬럼프에 빠졌던 오재원과 박건우, 허경민 등이 모두 살아나며 팀 타선이 활기를 찾고 있다. 여기에 ‘만년 백업’에서 벗어나 꽃을 피운 최주환도 가세해 쉴 곳 없는 타순을 완성시켰다. 항상 제자리를 지키는 선봉장 민병헌과 4번타자 김재환, 안방마님 양의지의 몫도 빼놓을 수 없다.

위기에 몰렸던 마운드도 안정세다. 보우덴 이탈 직후 선발부터 불펜이 모두 흔들렸지만, 니퍼트~장원준~유희관이 중심을 잡으며 지난해 위용을 떨쳤던 선발야구가 재현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 처음 선발보직을 맡은 영건 함덕주도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 겨우 5할 승률에서 1승이 많다. 강팀들과 일전이 다가오는 만큼 방심하지 않고 대비하겠다”며 자세를 낮춘 두산 김태형 감독. 그러나 시즌 초반 KIA~LG~NC의 강세 속에 3강 구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디펜딩 챔피언 두산의 반격이 시작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사직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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