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무랼랴가 해병대 응원석에서 관전하고 있다.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열심히 뛰는 무랄랴, 군 간부 같더라”
독특한 헤어·전투적인 모습에 매료
“열정적인 응원·투지에 나도 반했다”
무랄랴, 해병대 박수·거수경례 화답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포항 스틸러스의 홈경기가 열릴 때마다 스틸야드 관중석 2층에는 늘 귀한 손님이 찾아온다. 포항 해병대 교육단에 근무 중인 장병들이다. 해병대 특유의 붉은색 티셔츠와 팔각모를 쓴 이들은 매 경기 해병대 박수와 함께 군가를 부르며 선수들을 응원한다. 포항의 외국인선수 무랄랴(24·브라질)는 경기를 마치면 곧장 해병대가 앉아있는 관중석으로 향한다. 그는 군가를 부르는 해병대 장병들을 바라보며 함께 해병대 박수를 친 뒤 거수경례를 잊지 않는다.

포항 무랄랴.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 무랄랴가 뛰면 해병대가 신난다
무랄랴와 해병대의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시즌 초반 무랄랴가 볼을 잡을 때마다 해병대 장병들이 유독 큰 환호성을 보냈다. 이유는 정확하게 파악된 바가 없다. 포항 관계자는 “처음에 해병대에서 왜 무랄랴에게 환호했는지 모르겠다. 해병대 측에 알아봤지만, 그쪽에서도 정확한 이유가 나오지 않았다.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열심히 뛰는 모습이 유독 눈에 띄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무랄랴도 매 경기 해병대의 응원에 화답을 하기 때문에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해병대의 응원이 유독 뜨겁다 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무랄랴가 해병대 간부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였다.
포항 관계자는 “시즌 초 무랄랴가 구단에 해병대의 존재에 대해 궁금해 했다. 구단에서 잘 설명을 해줬고 군인정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더라”라고 얘기했다. 무랄랴는 지난 5월 27일 강원FC와의 13라운드 때 경고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되자 아예 해병대 장병들과 나란히 관중석에 앉아 응원을 하기도 했다.
무랄랴는 “처음에 해병대에서 나에게 보내주는 응원에 깜짝 놀랐다. 홈경기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는 점에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그 응원에 힘을 얻어 운동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의 투지, 열정, 하고자 하는 마음들은 곧 내가 운동장에서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과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포항 무랄랴. 사진제공|포항 스틸러스
● 포항의 대체 불가 선수
브라질 18세이하(U-18)대표팀 일원이기도 했던 무랄랴는 지난해 6월 포항으로 임대 이적해 현재까지 활약하고 있다. 그의 원 소속팀은 브라질리그의 플라멩구다. 포항에서 14개월째를 맞고 있는 그는 팀에 완벽하게 적응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고 있는 무랄랴는 왕성한 활동량과 패싱 능력을 선보이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무랄랴가 단순히 경기장에서의 모습만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고국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외국인선수들과 달리 그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팀의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올스타 휴식기 때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의 트레이닝팬츠(반바지)를 입고 운동하는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무랄랴는 “경기장 안팎을 가리지 않는 서포터의 응원은 내가 팀에서 더 잘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올 시즌 종료까지 임대계약이 되어있다. (향후 진로를) 나 혼자 결정할 사항은 아니지만, 지금은 포항에서의 생활이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포항 |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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