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이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이날 7이닝 1안타 무실점 호투를 하는 데는 구사 비율을 높인 컷 패스트볼의 힘이 컸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기본적으로 직구 구속을 시속 140㎞대 후반까지 회복했고, 변화구도 기존의 체인지업에 커브, 슬라이더, 커터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최근 들어 구사 비율을 높인 커터가 과거와 견줘 진화했다는 평가다. 7월 31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홈경기에 이어 최근 2연속경기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데도 커터의 비중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됐다.

● 구종 다양화 성공!
7일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시티필드에서 뉴욕 메츠를 상대로 7이닝 동안 96구를 던지며 1안타 8삼진 무4사구 무실점 호투로 팀의 8-0 완승을 이끌고 4승(6패)째를 따냈다. 이날 직구(33개·평균구속 144.3㎞)에 이어 2번째로 많이 던진 구종이 바로 커터(25개·평균구속 137.5㎞)였다. 체인지업(15개)의 비중을 낮추고, 커브(21개)와 커터를 늘렸는데, 이날은 슬라이더를 제외한 4개 구종을 모두 활용해 8개의 삼진을 솎아낸 부분이 돋보였다. 3회 선두타자 트래비스 다노에게 허용한 안타를 제외한 그 누구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았고, 21개의 아웃카운트 중 15개를 삼진과 땅볼로 잡아내며 안정감을 뽐냈다. 시즌 방어율도 종전 3.83에서 3.53(91.2이닝 36자책점)으로 낮췄다.

LA 다저스 류현진.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커터의 진화
기본적으로 오른손 타자는 류현진과 상대할 때 그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머릿속에 그린다. 좌투수 기준으로 체인지업은 우타자의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궤적이다. 그 반대의 궤적을 그리는 커터가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린 우타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원하는 코스에 공을 던지는 능력인 커맨드에 자신감이 붙은 것도 진화 비결 중 하나다. “(우타자 기준으로) 류현진이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졌다고 생각한 순간, 공(커터)이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몸쪽으로 꺾이면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다.” 손혁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설명이다. 이날 4회 선두타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루킹 삼진(3구) 처리한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류현진 본인도 최근 활약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 후 MLB.com과 인터뷰에서 “최근 2경기에선 내가 원하는 대로 됐다. 구속도 생각만큼 나왔고, 원하는 대로 공이 잘 들어갔다”고 자평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