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 답답해서 술~술 했지…농구만 탈출한건 아냐

입력 2017-09-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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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27일 충북 진천에서 ‘국가대표선수촌‘ 개촌식을 개최했다. 허재 감독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진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허재감독이 털어놓은 ‘음주 탈출극’

“아침 해장 에어로빅땐 죽을 맛이었어”


농구대통령 허재(52) 국가대표 감독도 태릉선수촌에서 많은 전설을 만들었다. 운동보다는 술로 더 유명했다. 허 감독은 중앙대학교 1학년(19세) 때부터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 당시 최연소 국가대표였다.

그는 “1984년에 처음 대표팀에 뽑혀서 태릉에 오래 있었지. 프로농구가 생기기 이전까지는 대표팀은 쭉 태릉에서 훈련했으니까”라고 했다.

1980∼1990년대 농구대표팀은 이른 바 ‘탈출’을 잘하기로도 소문이 자자했다. 이 때문에 태릉선수촌의 훈련기강을 흐트러뜨린다는 비판도 많았다.

허 감독은 “답답하니까 형들이랑 나가서 술 마시고 그런 거지 뭐. 당시에 농구 인기가 많았고 농구선수들이 눈에 띄니까 많이 나갔다고 한거지 다른 종목 선수들도 우리 못지않게 탈출했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농구대표팀 허재 감독. 사진제공|대한농구협회


세대를 막론하고 농구선수들이 태릉선수촌 생활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것은 아침 에어로빅이다. 태릉선수촌은 매일 아침식사 전 육상트랙에서 전 종목의 선수가 참가해 에어로빅을 했다. 허 감독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아침 에어로빅이 가장 힘들었어. 늦게까지 술 마시고 들어와서 아침 일찍 에어로빅 하려니 죽겠지. 그런데 별 수 있나. 안 하면 퇴촌시키는데…”라며 태릉선수촌에 얽힌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허 감독은 2011년 국가대표 감독으로 태릉선수촌에서 생활했고 2016년부터는 국가대표 전임감독으로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해 두 곳 훈련장의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다. “요즘 선수들은 우리 때랑 달라서 술도 많이 안 마셔. 진천(선수촌)은 주변에 아무것도 없잖아. 차타고 10분 정도 나가야 해. 그것도 피곤해서 그냥 좋은 공기 마시면서 김상식 코치랑 얘기나 하는 거지 뭐”라며 좋았던 태릉과는 달라진 주위환경을 설명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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