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겨버린 인천·전남…누구도 웃을 수 없었다

입력 2017-11-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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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겨야만 했던 ‘강등권 서바이벌’
결국 18일 최종전서 잔류팀 결정


“평소보다 도전적으로 한다. 이기는 경기를 준비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이기형 감독의 단단한 각오에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 감독은 “지지 않는 경기가 아닌, 이기는 게임을 한다. 반드시 승부를 내야 한다”며 맞불을 선언했다.

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인천의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37라운드 경기의 화두는 분명했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클래식 잔류를 위해서는 승점 3이 최소 요건이었다. 광주FC가 꼴찌(12위)로 자동 강등을 확정하며 두 팀에게 희망의 빛이 쏟아지는 듯 했다. 이기면 승강 플레이오프(PO) 걱정 없이 무조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추가시간까지 94분의 혈투가 끝난 뒤 전광판에 새겨진 스코어는 2-2였다. 승점 1을 추가로는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었다. 다만 순위는 조금 바뀌었다. 승점 36을 쌓은 인천은 9위가 됐고, 전남은 포항 스틸러스에 패한 상주상무(승점 35)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 득점에 앞서 10위에 랭크됐다.

결국 승강PO 티켓의 주인공(11위)은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가 끝난 뒤 18일 펼쳐질 시즌 최종전(38라운드)에서 가려지게 됐다. 전남은 대구 원정을 떠나고, 인천은 홈으로 상주를 불러들인다.

예상대로 두 사령탑들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차이는 있었다. 인천은 억울했고, 전남은 안타까움이 컸다. 전반 2분 전남 김영욱에게 첫 골을 내준 인천은 15분 뒤 엔조가 동점을 만든데 이어 전반 26분 페널티킥(PK) 골로 역전했다. 웃음은 오래가지 않았다. 전반 막판 부노자가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한 뒤 후반 26분에는 웨슬리마저 같은 상황으로 필드를 빠져나왔다. 추가시간까지 20여분 이상 9명으로 버텨야 했다.

인천 벤치가 준비한 시나리오에 ‘2명 퇴장’은 없었다. 전남의 공세도 무력했다. 후반 3분 토미의 동점골이 끝이었다. 수차례 날카로운 슛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인천 골키퍼 이진형의 손에 걸렸다. 골대도 맞혔다. 잘 차려진 밥상을 거듭 놓치던 패턴이 승부처에서도 반복됐다.

“(이)진형이가 잘해줬다”던 이 감독은 아예 판정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 “수적 열세에도 잘 싸워 고맙다”고만 했다. 노 감독도 할 말을 잃었다. “드릴 말씀이 없다. 시즌 초부터의 불운이 계속 따라다닌다. 마음이 너무 무겁다”는 것이 소감의 전부였다.

이제 정말 마지막 상황에 다다랐다. 38라운드 역시 공식은 딱 하나다. 승리. 하지만 이긴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8∼9월이 마지막이다. 더욱이 스플릿 라운드 돌입 후 4경기를 모두 놓쳤다. 무조건 잔류가 보장될 10위권 진입 여부를 떠나 바닥까지 내려앉은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최종 경기는 꼭 이겨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받아든 두 팀이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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