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광주 강등 ‘학습효과’ 치열했던 ‘광양 혈투’

입력 2017-11-0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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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엇갈리는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K리그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현대의 통산 5번째 우승이 확정됐지만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은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강등 다툼에서 가장 먼저 밀려난 팀도 함께 결정됐다. 광주FC가 승격 3년 만에 또 다시 챌린지(2부리그)로 내려앉았다. ‘승부사’ 김학범 감독이 새로 부임하며 반전을 모색했지만 시즌 중반부까지 지나치게 많은 승점을 잃어버린 것이 화근이 됐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눈물은 반대로 다른 누군가의 미소가 된다. 클래식에서는 최대 2팀이 강등된다. 다만 광주가 남은 1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꼴찌(12위)로 자동 강등을 확정하면서 함께 경쟁했던 팀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11위는 자체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할 챌린지 최종 2위와 승강PO에서 격돌한다. 홈 앤드 어웨이로 전개될 승강PO의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은 비록 어렵지만 상당한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다.

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클래식 37라운드에서 마주한 11위 전남 드래곤즈와 10위 인천 유나이티드의 입장은 복잡 미묘했다. 4일 대구FC 원정에서 2-0으로 패하며 강등이 확정된 광주의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착잡해했다. 광주의 강등으로 양 팀은 이날 승점 3을 얻으면 잔류가 확정된다.

인천 이기형 감독은 “(광주가 강등으로)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그런데 마냥 웃을 수는 없더라. 광주 구단과 (김학범) 감독님 입장이 남의 일이 아니다. 그 스트레스는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어쨌든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씁쓸해했다. 전남 노상래 감독 역시 “직접 강등은 피해 심리적인 안정은 찾을 수 있지만 모든 상황의 이전에 우리 스스로가 우선”이라며 자신과 선수단의 분발을 촉구했다.

조심스러운 운영의 필요성이 사라진 탓일까. 초반부터 치고받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전반에만 3골이 터져 살얼음판과 같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VAR(비디오판독)으로 얻은 페널티킥(PK)를 성공시켜 잠시 웃었던 인천은 2명이 퇴장당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지나치게 과열된 흐름에 장외에서도 불미스러운 사고가 벌어졌다. 심판 판정에 격앙된 원정 팬들과 홈 관중이 충돌했다. 물리적인 다툼도 빚어져 부상자가 나오기도 했다. 간절함과 절박함으로 가득 했던 광양벌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

광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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