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천국] 10년에 한번만 허락되는 올림픽 스톤

입력 2018-01-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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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경기 장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얼음 위의 체스로 불리는 컬링은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생소한 경기규칙과 장비, 그리고 정적이면서 동적인 진행, 치열한 두뇌싸움까지 볼수록 빠져드는 컬링만의 매력이 있다. 특히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며 동계올림픽이 돌아올 때마다 컬링을 손꼽아 기다리는 팬들도 많아졌다.

컬링의 승패는 스톤을 얼마나 정확히 ‘하우스’라고 불리는 표적에 정확히 던지느냐에 달려있다.

컬링의 역사는 매우 길다. 임진왜란(1592년)보다 더 오래전인 1541년 스코틀랜드에서 컬링 경기가 열렸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컬링 경기 장면을 그린 가장 오래된 그림은 1565년 작품이다. 처음 컬링 경기는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평한 돌을 사용했지만 이후 점차 규격화 됐다.

흥미로운 것은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컬링 스톤이 모두 같은 섬에서 채굴된 화강암이라는 점이다. 올림픽에서 사용되는 스톤은 모두 스코틀랜드 케이사가 독점 공급한다. 케이사는 1851년부터 스코틀랜드 에일서 크레이그 섬에서 채굴한 화강암으로 스톤을 제작해오고 있다. 에일서 크레이그 섬은 16세기부터 에일서 후작 가문의 소유로 케이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다.

이 섬은 현재 철새보호구역으로 자연보호를 위해 10여년에 한번씩만 스톤 1만 여개를 제작할 수 있는 화강암을 채굴한다. 섬에서 생산되는 암석은 수분흡수율이 매우 낮아 얼음을 녹이는 속도가 다른 화강암에 비해 느린 장점이 있다.

에일서 크레이그 섬에서 생산되는 스톤의 양이 지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가 아닌 경우 웨일스와 캐나다산이 널리 쓰이고 있다. 스톤의 단짝 컬링 브룸은 초기 지금 같은 브러시 형태가 아닌 빗자루와 같은 모습이었다. 이후 말총, 돼지털, 직물로 제작된 브러시가 사용되고 있다. 스틱 부분도 나무재질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해 가벼운 탄소섬유로 바뀌었다. 컬링슈즈는 ‘짝짝이’로 한 쪽은 잘 미끄러지도록, 다른 쪽은 디딤판 역할을 위해 ‘논 슬라이더’가 부착되어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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