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에 내용도 잡아라!’ U-23 김봉길호의 과제

2018 AFC U-23 챔피언십 U-23 한국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일단 표면적으로 드러난 성적은 나쁘지 않은데, 가슴은 답답하다. 김봉길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행보가 영 불편하다.

우리 U-23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중국 쿤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D조) 3차전에서 ‘난적’ 호주를 3-2로 꺾고 2승1무(승점 7)의 성적으로 조 1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토너먼트 무대에 올랐으나 경기력이 좋지 않다. 전반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11차례 슛을 시도해 2골을 먼저 터트렸다. 그런데 후반부터 눈에 띄게 페이스가 떨어졌다. 호주의 적극적인 공세에 맥을 추지 못했다. 1골을 더 넣어 스코어 3-0까지 달아났음에도 당황한 쪽은 우리였다. 호주는 순식간에 2골을 따라붙었고,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내내 가슴을 졸이는 경기운영을 했다.

사실 U-23 대표팀의 문제는 일찌감치 드러났다. 베트남과의 조별리그 1차전은 우리가 2-1 역전승을 거뒀음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시리아와의 2차전은 0-0 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화력이 최악이었다. 수비가 나쁘지 않을 때는 공격이 풀리지 않고, 공격력이 날카로워질 때는 뒷문이 허술한 양상에 축구 팬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한다.

지난 11일 열린 2018 AFC U-23 챔피언십 베트남전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국의 이근호(가운데·9번). 사진제공｜AFC

그래도 어느 정도 소득은 있다. 숱한 선방 쇼를 펼친 골키퍼 강현무와 필요할 때 한 방씩 뽑아내는 스트라이커 이근호(이상 포항 스틸러스)의 재발견은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김 감독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제 한국은 진짜 승부를 앞두고 있다. 패배가 곧 탈락을 의미하는 토너먼트 라운드다. 예선에서 어려운 과정을 거친 만큼 이제는 희망적인 요소를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0일 마주칠 상대는 C조 2위 말레이시아다. 객관적인 전력과 상대전적에서 앞서있다고는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요르단과의 경쟁을 이겨낸 저력을 얕볼 수 없다.

우리 U-23 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넘어 1차 목표인 4강에 오른다면 ‘영원한 라이벌’ 일본을 4-0으로 완벽하게 요리한 우즈베키스탄과 대회 결승티켓을 놓고 23일 격돌한다. 많은 축구인들은 “‘산 넘어 산’이다. U-23 대표팀에게 더 이상의 공허한 약속은 무의미하다. 확실히 성장하고 전술적으로 탄탄해지는 모습을 확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내용에 결과까지, 2마리 토끼몰이에 성공해야 할 U-23 대표팀의 어깨가 무겁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