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야구 공유 전략’, 구단의 존재의미 재설정할까

입력 2018-01-23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야구와 공유경제는 양립 가능한가?

SK 와이번스가 프로야구단의 사회적 책임을 ‘시스템화(化)’하는 실험에 돌입한다. 야구단에서 수익이 발생하면, 사회에 기부하는 기존 방식 이상을 추구한다.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부터 야구단과 지역사회가 함께 움직인다.

SK 권철근 홍보팀장은 22일 “다소 어렵겠지만 ‘야구 공유 인프라 전략’이라고 이름 지었다. 설명하자면 야구단이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을 하거나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할 때, 지역사회의 기업, 관공서, 사회단체의 참여를 결합시키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주장 박정권을 비롯해 SK 선수들은 개인기록과 결부시켜 병원에 기부를 해오고 있다. 박정권만 해도 홈런과 안타 숫자에 비례해서 기부액이 올라가는 방식으로 5년 이상 인하대 병원 소아암 환자를 위해서 기부하고 있다. 이런 개인적 기부에 기업, 병원, 관공서 등이 네이밍을 걸고 동참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SK ‘야구 공유 전략’의 핵심이다. 야구단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해왔던 선행 활동 혹은 마케팅 활동에 스폰서 혹은 파트너를 결합시키겠다는 얘기다.

권 팀장은 “SK 야구단의 자산이라면 선수, 야구장 그리고 야구장에 오는 관중들이 해당된다. 이 자산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에 지역사회가 동참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SK는 이윤을 공유하는 방향과 이윤 추구 없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향, 두 가지를 나눠 진행한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가령 SK 야구장 티켓을 구입하는 팬들에게 제휴를 맺은 지역매장 쿠폰북을 제공하는 것이 전자에 해당한다. 인근 지역 학생들을 무료 초청하는 ‘스쿨데이’에 SK와 함께 후원을 해주는 회사가 나타난다면 후자라 할 수 있다.

개념적으로 아직 생소해도 SK의 ‘야구 공유 전략’은 야구단의 존재 이유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SK 류준열 대표이사가 지난해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의 경우를 학습한 뒤 아이디어가 시작됐다. 지역사회에 야구단이 뿌리내릴 때, KBO는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