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경기였어!’ 정현(오른쪽)이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2018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16강전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상대로 승리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한체대·세계랭킹 58위)이 22일(한국시간) 멜버른에서 열린 2018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세계랭킹 1위 출신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세계랭킹 14위)를 꺾고 8강 진출 신화를 썼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정현 이전에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여자 이덕희(65·은퇴)의 1981년 US오픈 16강, 남자 이형택(42) ‘이형택 테니스아카데미’ 이사장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16강이었다.
정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정현은 2016년 호주 오픈 1회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와 만나 0-3 완패를 당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큰 성장을 이뤘고 마침내 메이저대회 8강에 오르며 세계 테니스 무대에 파란을 일으켰다.
호주 테니스 오픈은 4대 메이저 대회 중 역사가 가장 짧다. 그러나 한 해 그랜드 슬램의 문을 여는 첫 메이저 대회라는 의미가 있다.
정현은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년 첼린저 첫 우승을 달성했고 이후 월드투어에 안착했다. 2017년 프랑스 오픈 32강(3회전)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 정상에 오르며 한국 남자 테니스 역사상 이형택(2003년 아디다스컵 인터내셔널) 이후 두 번째로 남자프로테니스(ATP) 월드투어 남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정현은 시즌 투어 상금 100만 달러 돌파 기록도 세웠다. 그동안 메이저대회에 수차례 참가하고도 별다른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정현은 만 22세가 된 2018시즌 첫 메이저 대회에서 8강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겼다. 그의 기량이 한창 성장 중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