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천국] 썰매 홈 어드밴티지의 진실

입력 2018-01-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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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스켈레톤 대표 윤성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루지. 썰매 종목은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동계올림픽 때만 TV에서 볼 수 있는 낯선 경기였다. 2009년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멤버들이 봅슬레이에 도전해 반짝 관심을 끌었지만 그 장소는 국내가 아닌 일본 나가노였다. 한국에는 전용트랙이 없어 당연한 선택이었다. 국가대표선수들도 실제 주행 훈련을 위해 해외를 떠돌아야 했다. 올림픽은 메달이 아닌 참가가 큰 꿈이었다.

그러나 2018평창동계올림픽은 다르다. 스켈레톤 윤성빈은 세계랭킹 1위를 달리며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봅슬레이 2인승 원윤종-서영우도 사상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특히 평창올림픽 썰매 종목 국가대표선수들은 홈 어드밴티지를 마음껏 누리고 있다. 썰매 종목에는 세계기록이나 올림픽기록이 없다. 전 세계에 16개 밖에 없는 전용 트랙이 모두 전체 길이와 곡선 설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자 루지 대표 성은령.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는 2016년 문을 열었다.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 공식 트랙이다. 각 트랙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주행연습 경험을 쌓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무척 유리하다. 그러나 썰매 종목마다 홈 어드밴티지에는 차이가 존재한다.

스켈레톤은 엎드린 자세로 무게중심의 미세한 변화로 썰매를 조종한다. 극한의 공포를 이겨내는 동시에 고난이도 조종술이 필요하다. 트랙을 질주하며 두 박자 빨리 이동경로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홈 트랙 이점이 절대적이다. 윤성빈은 세계 최정상급 스타트 능력에 평창 트랙에서 집중적으로 주행훈련을 하며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스켈레톤에 비해 루지는 트랙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똑바로 누워서 주행하는 루지는 스켈레톤에 비해 다리를 이용한 조종이 수월하다. 봅슬레이는 튼튼한 썰매에 탑승해 주행하고 파일럿이 로프를 이용해 조종한다. 홈 트랙 어드밴티지가 가장 큰 종목은 스켈레톤, 그 다음은 봅슬레이 그리고 루지 순서라고 볼 수 있다. 루지는 스켈레톤과 봅슬레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여자싱글 성은령과 에일린 프리쉐, 남자싱글 임남규, 더블 박진용·조정명이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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