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도 외국인선수 제도 고민…“토종만 2쿼터이상 뛰게 하자”

입력 2018-01-3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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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벌써 외인 2명 출전 부작용
비싼 외국인 연봉 줄여 꿈나무 육성 의견도


WKBL도 외국인선수 제도를 놓고 새로운 고민을 하고 있다.

29일 개최된 WKBL 사무국장회의에서 외국인선수 제도 장기계획의 필요성이 제기돼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WKBL은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정규리그에서 외국인선수 출전 쿼터를 확대했다. 기존 2명 보유, 1명 출전에서 이번 시즌부터 2명을 보유하고, 3쿼터에 한해 2명이 동시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해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뛰는 쿼터에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상대적으로 외국인선수들의 볼 점유율이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이 나왔다. 이 같은 문제점을 눈으로 확인한 6개 구단의 사무국장들은 국내 선수들을 조금 더 살리기 위해 외국인선수 제도 전반을 재검토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외국인선수 1명 보유 1명 출전에 총 30분 출전으로 출전시간까지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국내 선수로만 뛰는 쿼터를 2쿼터 이상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한 사무국장도 있었다. 외국인선수 1명에게 지급하는 연봉 수준을 조금 더 낮출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외국인선수 없이 리그를 진행하는 방향도 검토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사진제공|WKBL


WKBL이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국내 선수들의 육성과 발전이라는 큰 틀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여자농구의 국내 저변은 날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결국 프로리그에서 국내 선수들이 설 자리가 늘어나야 초중고대학에서 농구를 하려는 꿈나무 자원도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몇몇 관계자들은 외국인선수에게 지급되는 연봉을 아껴 이를 초중고교 여자농구팀 창단을 유도하는 지원금으로 활용하는 방법까지 고민하고 있다. 참고로 프로배구(KOVO)도 외국인선수 선발제도를 자유계약에서 연봉상한선을 둔 트라이아웃 제도로 바꾸면서 외국인선수에게 들어가는 돈을 줄여서 유소년 배구 발전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WKBL 관계자는 “당장 외국인선수들을 배제하고 리그를 운영하자는 것은 아니다. 점차 국내 선수들의 활동 비중을 늘려 기량발전을 도모하고, 국내 선수층을 두텁게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자는데 의견을 모았을 뿐이다. 이제 논의를 시작한 단계다. 감독들의 의견까지 취합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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