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넘치는 선수촌…평창에 콘돔 11만개 배포

입력 2018-02-0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2016년 리우올림픽 때 45만개 최다
참가 선수 “콘돔자판기만 기억 난다”


젊고 건강한 전 세계의 운동선수들이 모여 보름여 동안 우정을 다지고 서로 경쟁하는 올림픽이지만 선수촌은 선수들의 해방구다. 선수촌은 매스미디어 감시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다. 숙소가 워낙 많고 선수들의 여기저기 숨기에 좋아 선수들의 사생활을 통제할 방법이 많지 않다. 이런 점을 이용해 몇몇 선수들은 마음껏 일탈행위를 했다. 엄청난 음주와 선수들끼리의 즉석 만남, 자원봉사자와의 금지된 행위 등이 자주 일어난 곳이 선수촌이다.

선수촌에 보급되는 콘돔이 공식적으로 집계되고 대중에 알려진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 때부터다. 동방예의지국이었던 한국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당시 조직위원회에서 선수들에게 배포한 콘돔은 8500개였다.

그 대회에 참가했던 영국의 어느 선수가 훗날 털어놓은 얘기가 걸작이다. 영국 선수단이 묵는 선수촌의 옥상에 선수들이 사용한 콘돔이 여기저기 널 부러진 것을 선수단의 고위 임원이 보고 화를 냈다는 것이다. 선수들이 쓸데없는 곳에 힘을 써서 성적이 좋지 않다면서 통제에 나섰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했다. 젊은 선수들의 불타는 본능을 막을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선수들에게 무료로 지급되는 콘돔의 규모는 대회가 진행될수록 커졌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는 7만개의 콘돔이 배포됐지만 일찍 동이 나자 추가로 2만개를 급히 주문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15만개의 콘돔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는 10만개의 콘돔이 IOC를 통해 선수들에게 제공됐다. 선수 1인당 무려 16 개 꼴이었다. 평창은 11만개를 배포한다.

역사상 최악의 선수촌 시설이었다고 평가받는 리우올림픽은 콘돔 부문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무려 45만개의 콘돔이 배포됐다. 당시 지카 바이러스의 공포에 선수들이 더욱 조심했을 것이라는 추리가 가능하다. 그 대회에 참가했던 어느 선수는 “리우 선수촌은 여러모로 불편했는데 기억나는 것은 딱 하나 콘돔 무료 자판기”라고 했다. 물론 엄청난 수의 콘돔이 오직 그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엄청난 숫자 가운데 많은 부분은 선수들이 기념품으로 가져간다는 얘기도 들린다.

하여튼 선수촌과 섹스 그리고 콘돔은 이제 연관단어로 자리를 잡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