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사상 최초 금메달의 주인공 김기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2알베르빌동계올림픽 남자 1000m에서 김기훈이 한국 쇼트트랙 사상 최초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는 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출전한지 무려 44년 만에 따낸 첫 메달이기도 했다. 이준호와 함께 결승에 오른 김기훈은 마지막 주자로 레이스를 시작했지만, 두 번째 바퀴 막판부터 속도를 높이더니 곧바로 선두를 차지했고, 여유 있게 인코스를 지키며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준호는 3위를 기록했다. 김기훈은 당시 5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최초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선수 시절 김동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8나가노동계올림픽에선 남자 1000m 김동성의 재치가 돋보였다. 중국 리지아준, 캐나다 베다드 등의 강호와 함께 결승에 오른 김동성은 결승선을 눈앞에 둔 시점까지 선두 리지아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듯 했지만, 결승선을 통과하기 직전 오른발 날을 번쩍 내밀어 역전 금메달을 따냈다. ‘신의 한 발’이란 신기술을 선보인 김동성은 1분32초375를 기록하며 리지아준보다 고작 0.053초를 앞섰다. 이 대회 여자 1000m에서는 전이경이 피니시 라인에서 넘어지는 와중에도 오른발을 내밀어 역전승을 거뒀다. 전이경은 1분42초776을 기록했고, 1분43초343에 들어온 중국 양양은 2위로 밀려났다.

토리노 올림픽 당시 안현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06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5000m 계주에선 안현수(빅토르 안)가 ‘역전의 명수’로서의 기량을 뽐냈다. 에이스 역할을 책임졌던 안현수는 계주의 마지막 주자였다. 두 바퀴를 남겨두고 캐나다에 다소 뒤진 채로 레이스를 이어받은 안현수는 폭발적인 속력으로 캐나다와의 간격을 좁혔고, 아웃코스를 택해 추월에까지 성공하며 여유롭게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역전승을 이끈 안현수는 1000m·1500m 금메달과 함께 이 대회 3관왕에 등극했다.

지난 소치 올림픽 여자 3000m계주 경기 당시 심석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14소치동계올림픽 여자 3000m 계주에선 막내 심석희가 큰 공을 세웠다. 한국, 중국, 캐나다, 이탈리아가 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박승희~조해리~김아랑~심석희가 합을 맞췄다. 한국은 초반부터 중국과 치열한 선두싸움을 벌였고, 두 바퀴를 남겨둔 상황에서 박승희가 중국과의 간격이 다소 벌어진 채로 심석희에게 두 번째 자리를 넘겨주었다. 마지막 주자였던 심석희는 피니시 라인까지 반 바퀴를 앞둔 상황에서 아웃코스로 중국을 추월하며 단번에 순위를 뒤집었다. 여자 대표팀이 계주에서 따낸 역대 다섯 번째 금메달이었다. 당시에도 중국은 한국의 진로를 방해해 실격 처리됐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