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번 현수’로 본 2번 새 트랜드

입력 2018-03-19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7일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1사 LG 김현수가 타석에 들어서기 전 두산 더그아웃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2→2→5→2→2’

18일까지 2018 KBO 시범경기 5경기에 출전한 LG 김현수(30)의 타순이다.

LG 류중일 감독은 예상을 깨고 리그 최고의 타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김현수를 시범경기 기간 2번에서 시험하고 있다.

김현수는 KBO리그 통산 3번으로 3553타석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출전한 타순이다. 그 다음은 4번으로 886타석이다. 2번으로는 359타석 출전했다. 2번 김현수는 데뷔 초에 집중된 타순이다. 미국에 진출하기 직전 시즌인 2015년 김현수는 167안타 28홈런 OPS 0.979를 기록했다. 3번에 매우 잘 어울리는 기록이다. 그렇다면 왜 류중일 감독은 ‘2번 김현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까.

류 감독은 18일 잠실 두산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현대야구에서 2번은 역할이 과거와 많이 다르다. 가만히 잘 생각해보면 강팀일수록 2번과 6번이 다른 팀에 비해 매우 뛰어나다. 우리 때는 2번은 작전수행능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2번이 안타생산 능력에 장타력까지 갖출 경우 빅 이닝 찬스가 많고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며 “아직 김현수의 타순은 최종 결정하지 못했다. 현재 팀 전력상 2번과 5번 모두 김현수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명 유격수 계보 중 한명인 류 감독은 현역시절 테이블세터로 많이 활약했다. 2번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김현수 2번은 타 감독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파격적인 선택이지만 효과는 시범경기부터 입증되고 있다. 상대 배터리는 김현수와 어쩔 수 없이 정면승부를 선택하고 있다.

17일 잠실야구장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범경기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1사 두산 파레디스가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두산 김태형 감독도 류 감독과 같은 구상을 하고 있다. 외국인 중장거리 타자 지미 파레디스를 2번 후보로 시험하고 있는 이유다. 장타력이 뛰어난 테이블세터의 배치로 타고투저 리그에 맞는 빅 이닝을 경기초반부터 노린다는 전략이다.

경기초반 세밀한 작전 야구로 1~2점을 먼저 올린 뒤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지킨다는 공식이 더 이상 유용하지 않은 리그 환경변화에 발맞춘 타선 파괴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KIA 김기태 감독 역시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2번에 로저 버나디나를 기용했다. KIA는 2016시즌 종료 후 최형우를 FA 영입한 뒤 거포가 아닌 다재다능한 유형의 외국인 타자를 선택했는데 그 첫 주인공이 버나디나다. 지난해 27홈런-32도루로 장타력과 기동력 모두에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김 감독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버나디나를 단 한번도 2번에 배치하지 않고 주로 1번과 3번에 맡겼다. 버나디나 2번 카드 역시 경기 초반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이는 효과를 기대한 선택이다. 버나디나는 이날 삼성전에서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