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박기원 감독 재계약이 던지는 의미

입력 2018-04-0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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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과 박기원(왼쪽) 감독의 동행은 확실시된다. 67세 최고령 감독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한 것은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라 의미가 크다.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이 박기원 감독(67)과 재계약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일,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우승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을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대한항공 조양호 그룹 회장과 조원태 구단주의 최종 재가를 남기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재계약 자체보다 조건에 더 관심이 쏠린다.

박 감독이 재계약을 확정지으면 대한항공 배구단 사상 첫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박 감독은 2016~2017시즌을 앞두고 ‘1+1년’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첫 시즌 준우승을 거뒀고, 두 번째이자 마지막 시즌에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우승이라는 역전 만루홈런을 날렸다.

일각에서 박 감독이 대한항공과 처음 체결했던 1+1년 계약 조건이 열악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러나 사실과 달랐다. 옵션을 포함하면, A급 조건으로 대우했다. 따라서 재계약 대우는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 감독은 3월 30일 현대캐피탈과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 4차전 승리(세트스코어 3-0)로, 대한항공에 창단 49년만에 첫 우승을 선사했다. 우승 직후 박 감독은 “배구 인생의 퍼즐이 모두 맞춰졌다”고 울먹였다. 그러나 박 감독의 퍼즐은 끝이 아니다.

대한항공 바깥에서는 대한항공과 박 감독의 결별이 기정사실처럼 유포돼 있었다. 심지어 “우승을 해도 교체될 것”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차기 감독이 B씨로 정해졌다는 근거 없는 말까지 있었다.

그러나 대한항공 안에서는 방향성이 확고했다. 2017~2018시즌 중 대한항공 성적이 아무리 요동쳐도 예전과 달리 박 감독을 흔들지 않았다. 조원태 구단주의 의지가 작용했다. 대한항공 측은 챔프전 3차전 직후 박 감독에게 “지금까지 해준 것만으로도 200% 만족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사실상 재계약 통보였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최고령 감독과 동행을 이어간다. 비로소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는 이미지를 얻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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