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이런 김 감독에게 한 가지 묵시적 자기절제가 있다. 타 팀 선수들에 관해 말을 삼가는 것이 그것이다. 어떤 선을 넘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 감독에게 선수에 관한 평가를 듣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예외가 생겼다. 묻지도 않았는데, 김 감독은 “(강)백호가 100홈런 치겠어”라고 말했다. KT 루키 강백호(19) 얘기를 먼저 꺼낸 것이다.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강백호는 2일까지 이제 겨우 8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데뷔 첫 타석 홈런 등, 4홈런(10안타) 11타점의 강렬한 임팩트이지만 갓 시작인 선수다. 그러나 김 감독은 지금까지 했던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할 것에 주목했다. 강백호의 타격폼이 꽤 안정적이고, 장타자가 될 소질이 보인다는 시선이었다.
또 하나 김 감독이 강백호를 높이 평가한 이유는 ‘흡수력’이다. 김 감독은 “NC와 KT는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열었다. 같이 평가전을 할 기회가 많았다. 그때 강백호를 봤었다. 그런데 KBO리그가 개막되어서 다시 보니 더 올라서 있더라”고 했다.
이제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의 발전 속도에 탄복한 듯했다. 이런 흡입력이라면 시즌을 치를수록 강백호는 더 무서워질 수 있다. 타 팀들이 강백호의 약점을 분석하겠지만 그 이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내재돼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강백호는 김현수와는 또 다른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거포형 타자로서 KBO리그를 풍성하게 할 재목의 출현이란 의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