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천적 격파…‘NEW KT’에게 전적은 무의미

입력 2018-04-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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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kt가 넥센에 7-1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9경기 6승3패. KT가 초반 순위 판도를 쥐고 흔드는 중이다. 이들의 초반 돌풍이 심상치 않은 이유는 지난해까지 줄기차게 고전하던 ‘천적’들을 상대로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KT는 3일 고척 넥센전을 7-1로 따내며 3연승을 달렸다. 상대 선발 신재영에게 4이닝 동안 장단 7안타로 5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신재영은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했다. 신재영은 지난해까지 명실상부 ‘KT 킬러’였다. 2016년부터 2년간 KT전에 9경기(6선발)에 등판해 48이닝을 소화하며 5승 1세이브, 방어율 1.13을 기록했다. 신재영은 다소 주춤했던 지난해에도 KT 상대 5경기서 방어율 0.79로 펄펄 날았다. KT는 보기 좋게 ‘천적’ 신재영을 무너뜨리며 연승을 이어갔다.

KT는 올 시즌 유독 ‘천적 도장깨기’를 진행 중이다. 1군 진입 3년차였던 지난해까지 KT는 고전하던 투수만 만나면 유달리 힘을 못 썼다. KT 상대로 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가운데 방어율이 가장 좋았던 건 신재영이었다. 그 뒤를 헥터 노에시(KIA·1.50, 8승무패), 윤성환(삼성·1.52, 8승3패), 에릭 해커(전 NC·2.54, 6승1패), 장원준(두산·2.57, 9승1패)이 따랐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1루에서 kt 윤석민이 넥센 조덕길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는 지난달 24일 KIA와 시즌 개막전부터 천적 관계 재확립에 나섰다. 강백호가 데뷔 첫 아치를 그리는 등 헥터에게 5.1이닝 9안타 4실점 쓴맛을 안겨줬다. 헥터의 통산 KT전 첫 패배가 이날이었다. 이어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서는 장원준을 3.2이닝 8안타 8실점(6자책)으로 두들겼다. 장원준을 무너뜨린 KT는 0-8로 끌려가던 경기를 20-8로 뒤엎어 승리하기도 했다. 거기에 3일 경기에서 신재영까지 무너뜨린 KT는 지난해까지 3년간 자신들을 괴롭혔던 투수 상위 다섯 명 중 세 명을 잇달아 격파했다.

KT는 지난해에도 첫 8경기에서 7승1패를 거두며 선두까지 올랐으나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고 3년 연속 최하위 불명예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딴판이다. ‘특급 신인’ 강백호부터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까지 모두가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개막 이후 9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대포가 식을 줄 모른다. 특히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빠진 상황에서 만들어낸 결과라 더욱 고무적이다. 3일 퓨처스리그에 등판한 니퍼트는 이르면 이번 주말 1군 복귀 예정이다. 니퍼트가 복귀한다면 선발 마운드까지 안정될 전망이다. KT 김진욱 감독도 “지금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니퍼트가 복귀하면 우리 팀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고 자신했다. 천적을 제물삼아 거세지는 KT 바람이 흥미롭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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