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석민의 고척돔 홈런 바라본 장정석 감독의 심경

입력 2018-04-0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1루에서 kt 윤석민이 넥센 조덕길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내야수 윤석민(33)은 3일 고척 넥센전에서 의미 있는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회초 쐐기를 박는 2점홈런을 기록했다.

윤석민은 2017년 7월 넥센에서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영건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내주고, 윤석민을 받아왔다. 그만큼 오른손 중장거리타자 윤석민의 가치를 높게 본 것이다.

윤석민은 KT 이적 뒤에 수원에서 넥센 상대로 홈런을 친 적은 있었다. 그러나 고척돔에서는 첫 홈런이었다. 4일 고척 KT전에 앞서 만난 넥센 장정석 감독은 복잡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옛 팀원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축하할 일이긴 한데 하필 넥센을 상대로 쳤으니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장 감독은 “좋긴 한데 우리 팀 상대로는 안 쳤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넥센은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으로 각인된다. 성공작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트레이드의 성공은 넥센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윈-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야 트레이드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같으면 윤석민의 홈런을 거북스럽게 받아들일 법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서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 팀의 이익만이 아니라 KBO리그 전체를 생각해서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목적도 아주 없진 않다. 그렇기에 A팀에서 안 맞던 선수가 B팀으로 가서 잘하면 마냥 배 아파할 일이 아니다. 그 자체로 그 선수 개인의 커리어 반전은 물론이고, KBO리그 차원에서 풍성해질 여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윤석민의 홈런에 장 감독이 미소를 잃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