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1루에서 kt 윤석민이 넥센 조덕길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고척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윤석민은 2017년 7월 넥센에서 KT로 트레이드됐다. KT는 영건투수 정대현과 서의태를 내주고, 윤석민을 받아왔다. 그만큼 오른손 중장거리타자 윤석민의 가치를 높게 본 것이다.
윤석민은 KT 이적 뒤에 수원에서 넥센 상대로 홈런을 친 적은 있었다. 그러나 고척돔에서는 첫 홈런이었다. 4일 고척 KT전에 앞서 만난 넥센 장정석 감독은 복잡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옛 팀원이 잘하는 모습을 보니 축하할 일이긴 한데 하필 넥센을 상대로 쳤으니 마냥 기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장 감독은 “좋긴 한데 우리 팀 상대로는 안 쳤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넥센은 트레이드에 적극적인 팀으로 각인된다. 성공작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케이스도 있었다. 그러나 진정한 트레이드의 성공은 넥센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윈-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야 트레이드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같으면 윤석민의 홈런을 거북스럽게 받아들일 법했다. 그러나 이제는 정서가 달라지고 있다. 우리 팀의 이익만이 아니라 KBO리그 전체를 생각해서 트레이드를 단행하는 목적도 아주 없진 않다. 그렇기에 A팀에서 안 맞던 선수가 B팀으로 가서 잘하면 마냥 배 아파할 일이 아니다. 그 자체로 그 선수 개인의 커리어 반전은 물론이고, KBO리그 차원에서 풍성해질 여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윤석민의 홈런에 장 감독이 미소를 잃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