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김민성. 스포츠동아DB
넥센 내야수 김민성(30)은 ‘쿨’하고 ‘시크’하다. 야구가 잘된다고 우쭐해하지 않고, 안 된다고 풀 죽지도 않는다. 적어도 겉으론 심적 동요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
이런 김민성도 2017년 겨울은 힘든 시간이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에 단 하루가 모자라서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결정 났기 때문이다. ‘대박의 꿈’을 잠시 유예한 김민성에게 2018시즌은 그래서 더 중요했다.
예년보다 빨랐던 개막, 김민성의 페이스는 더할 나위 없었다. 3월의 7경기에서 타율 0.414를 찍었고, 3홈런이 터졌다. 그러나 4월부터 급전직하(타율 0.203, 1홈런)였다.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이 와중에 발바닥 부상까지 입었다.
조바심이 극에 달할 상황에 처하자 김민성은 오히려 “지난해 겨울보단 낫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부상도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을 때 쉬어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서서히 몸을 회복했고, 수비도 나서기 시작했다. 5월 들어 성적도 회복됐다. 18일까지 5월의 9경기에서 타율이 0.533(15타수 8안타)에 달한다.
김민성은 “야구라는 것이 안 맞을 땐 안 되더라도, 결국 자기 평균성적으로 가더라. 그렇게 생각하니까 생각이 단순해졌다”고 말했다. 넥센의 팀 성적에 관해서도 “이기고 싶지 않은 선수는 없다. 결과는 어찌할 수 없다. 우리가 필드에서 어떻게 최선의 노력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뿐”이라고 말했다.
의외로 김민성은 “지금까지는 2018시즌이 만족스럽다”고 선뜻 말했다. 개인 성적이 그렇다는 의미가 아니라 야구에 관해 세운 자신만의 어떤 약속을 지켜나가고 있다는 뜻에서 꺼낸 말이다. 김민성이 ‘내려놓음’을 통해 한 단계 더 올라서고 있다.
고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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