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강 희망캠프] ‘측면의 지배자’ 이재성, 월드컵 쇼케이스 준비됐나?

입력 2018-06-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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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이재성.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태극전사 이재성(26·전북 현대)의 2017년은 뜨거웠다.


정강이 골절로 회복에만 2개월이 걸리는 아픔과 좌절도 맛봤지만 가슴 벅찬 순간도 많았다. K리그1에서 8골 ·10도움으로 생애 첫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고,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챔피언십’에서도 축구국가대표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MVP에 선정됐다. 동아스포츠대상에서도 ‘프로축구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2018년을 앞두고 이재성은 가슴 속 포부를 전했다. 2018러시아월드컵 16강과 유럽 빅 리그 진출이다. “올해는 인생의 전환점이 될 시간”이라고 강한 의지를 불태웠던 그가 드디어 출발선을 앞두고 있다. 부상 후유증으로 한 때 자신에게 볼이 오는 것조차 두려웠던 시간을 떠올리면, 오스트리아 레오강 사전훈련캠프에서 월드컵 개막을 준비하는 지금 이 순간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


프로 5년차에 이룬 월드컵의 꿈. 오래 전부터 그는 머릿속으로 월드컵 그라운드를 떠올렸다.


공격 포인트를 올리고, 팀은 승점 3을 확보해 16강 진출에 성공하는 장면을 그리고 또 그렸다. “상상하는 걸 즐긴다. 특히 기대하는 경기는 독일과 조별리그 F조 3차전이다. 외질(아스널)의 패스를 차단, 역습해 득점의 시발점이 되는 이미지를 생각했다.”


물론 부담도 적지 않다. 대표팀에서 가장 의지한 이청용(30·전 크리스털 팰리스)이 러시아 여정에 함께 할 수 없어 걱정이 상당하다. 이재성은 레오강 캠프 인터뷰에서 “(이)청용이 형이 선수단 단체 대화창을 통해 여러 조언들과 격려의 메시지를 남겼다”고 털어놓았다.


축구대표팀 이재성.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모두의 가슴을 적신 선배의 메시지를 기억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오른쪽 측면에서는 누구보다 자신이 넘친다. 만약 필요하다면 중앙 미드필더로도 나서겠지만 주 임무는 오른쪽 날개라는 걸 잘 알고 있다. 왼쪽 측면조합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은 나름 안정된 오른쪽 사이드다.


당연히 목표는 공격 포인트다. 상상을 현실로 바꿔야 한다. 결정적인 찬스에서 슛을 소심하게 시도한다는 이유로 ‘소녀 슛’이라는 별칭도 얻었지만 이를 바꿔볼 참이다.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물론, 공간이 열리면 직접 골을 노린다는 생각이다. 세트피스 역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윙 포워드는 공격에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소녀 슛’이란 별명을 알고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월드컵에서 이를 바꿔보고 싶다.”


월드컵 활약이 빅 리그 진출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큰 기회임은 틀림없다. 닿을 듯 닿을 듯 번번이 무산된 유럽 도전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욕심이 아닌, 의지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듯, 영국 저명지 ‘가디언’은 한국에서 주목할 선수로 이재성을 집중 조명했다. “시야가 좋고 역동적이고 패스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곁들였다.


이재성의 생애 첫 월드컵은 어떻게 그려질까. 이제 결전의 순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 네이버·다음에서 ‘스타저장소’를 검색하면 ‘남장현의 월드컵 직캠’을 통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생생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레오강(오스트리아)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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