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김재현. 스포츠동아DB
야구에서 주전포수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수비 때 나머지 8명의 야수를 마주보며 위치를 조정하는 것과 볼배합은 모두 포수가 중심이 된다. 그러다 보니 강한 멘탈(정신력)과 빠른 두뇌회전은 필수조건이다. 문제는 익숙함이다. 2018시즌을 앞두고 넥센의 투수 대부분은 박동원과 호흡에 더 익숙했던 게 사실이다. 주전포수의 공백이 엄청나게 클 것으로 우려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김재현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한 뼘 더 성장해있었다. 애초부터 재능이 있었던 수비에선 여전히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된 포구와 블로킹은 기본이다. 주자를 묶는 능력도 탁월하다. 4일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고 469.2이닝을 소화하며 도루저지율 36.4%(21시도 12도루저지)를 기록했다. 이는 KBO리그에서 10회 이상 도루저지에 성공한 포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공률이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김재현이 안정된 수비로 믿음을 줬다”고 했다.
‘보너스’로 여겼던 타격에서도 4차례 결승타를 기록하는 등 타율 0.252(151타수 38안타)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26경기에선 타율 0.358(53타수19안타), 1홈런, 11타점으로 활약하며 ‘지뢰밭 타선’의 구멍을 없앴다. 시즌 초 “공격에서도 믿음을 주는 포수가 되겠다”던 자신과 약속도 지켰다. 김재현의 성장은 넥센이 최악의 위기에서 최고의 반전을 만들어낸 비결 가운데 하나다. 포수 포지션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