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후폭풍? 야구와 축구의 엇갈린 흥행 예감

입력 2018-09-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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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5일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팀 훈련에 앞서 가볍게 러닝을 하면서 몸을 풀고 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금메달로 A대표팀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파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한국의 인기 구기 종목인 야구와 축구(남자)는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야구는 2010광저우AG를 시작으로 3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고, 축구는 2014인천AG에 이어 2회 연속으로 정상에 올랐다. 이번 금메달로 야구는 24명 중 9명의 선수가, 축구는 20명 전원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았다.

똑같이 금메달을 획득하고 병역 혜택을 받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온도차이가 극명하다.

야구는 대중들의 시선이 차갑다 못해 따갑기까지 하다. 야구 자체가 국제적으로 보편화된 종목이 아니어서 애초에 한국, 대만, 일본간 3개국의 메달 색깔 경쟁이었다. 게다가 대만, 일본은 실업야구 위주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했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의 금메달은 따 논 당상이었다. 문제는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만을 노린 뉘앙스가 워낙 짙다보니 팬들 사이에서는 ‘은메달을 땄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야구는 이미 인천대회 때도 군입대 시기를 놓친 몇몇 미필선수들이 구설에 올랐었다. 워낙 대중의 반응이 차갑다보니 KBO리그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선수들은 금메달을 획득하고도 좋아하는 내색조차 하지 못한 채 말을 아끼는 상황이다. AG 멤버인 황재균(KT 위즈)은 “응원을 받지 못하는 입장이니 플레이 하나하나가 신경 쓰였다. 선수들이 직접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이야기 했다.

AG 이후 KBO리그의 침체된 분위기는 관중집계로도 나타났다. KBO리그가 재개된 4일 총 3만5435명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 AG 이전 KBO리그 하루(5경기) 평균관중은 5만6390명이었다. 비교적 관중수가 적은 평일이라는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분위기가 싸늘해진 것만은 틀림없다.

반대로 축구는 ‘AG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AG엔 나선 23세 이하(U-23)축구대표팀은 AG에서 18일간 7경기를 치르는 혈투를 펼쳤다. 손쉽게 금메달을 딴 야구와 달리 축구는 8강 토너먼트부터 결승전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경기가 없었다. 선수 전원이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도 정신력을 발휘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손흥민(토트넘)은 물론이고 AG에서 돋보인 활약을 펼친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베로나) 등은 전 국민이 환호하는 영웅이 됐다.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코스타리카·고양)과 11일(칠레·수원)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평가전에 나서는 대표팀에는 AG 대표팀 멤버가 8명이나 포함되어 있다. 또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데뷔전이기도 하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은 예매율 80%, 11일 칠레와의 평가전은 예매율이 70%를 넘어섰다. 두 경기 모두 매진이 예상된다. AG 후폭풍에 야구는 울고 축구는 웃는다.

정지욱·서다영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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