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왕조 두산, KBO 모범답안을 썼다

입력 2018-09-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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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정규시즌 조기 우승의 기쁨을 다음 날 짜릿한 끝내기 승리로 이어 갔다. 박건우(가운데)가 26일 잠실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9-8 승리를 만드는 9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려낸 뒤 오재원(왼쪽)과 오재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팬들은 리그를 완벽하게, 그리고 장기간 지배한 팀을 ‘왕조’라 부른다. KBO 역사상 왕조라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을 차지한 팀은 총 4팀이었다. 해태 타이거즈, 현대 유니콘스, SK 와이번스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가 주인공이었다.

그리고 두산 베어스가 25일 2018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고 4년 연속 한국시리즈(KS) 진출을 확정하면서 당당히 신흥왕조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두산은 수 십, 수 백 억원이 오가는 무한경쟁 프리에이전트(FA) 시대에서 쉴 새 없이 유망주를 배출하는 화수분 야구로 매해 우승에 도전하는 전력을 구축, 혼돈의 리그에 모범답안을 보여줬다.

해태는 1986~1989년 4년 연속 KS 우승을 차지했고, 1991~1997년에 걸쳐 4차례 더 KS 정상에 오른 KBO리그의 첫 번째 왕조다. 현대는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시즌 동안 4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SK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KS에 진출했고, 3차례 정상에 올랐다. 삼성은 2002, 2005~2006시즌 우승에 이어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동안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4년 연속 KS우승, 2회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5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진행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두산 베어스가 13-2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 차지했다. 사진출처|두산 베어스 유튜브 영상 캡처


두산은 역대 왕조에 뒤지지 않는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KS진출에 성공했다. 2015~2016년에 걸쳐 KS 챔피언에 올라 해태~현대~SK~삼성에 역대 5번째로 2년 연속 KS 정상 등극 기쁨을 누렸다. 이어 지난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 대대적인 전력 개편 속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며 페넌트레이스 132경기 만에 정규시즌 1위를 확정, KS행 티켓을 일찌감치 손에 넣었다.

시즌 12경기를 앞둔 시점에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조기 확정한 것은 역대 최강팀으로 꼽히는 1998년 현대(126게임 체제·111경기)에 이어 2008년 SK(126게임 체제·114경기)와 함께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더스틴 니퍼트(현 KT 위즈) 등 외국인 선수 전원을 교체했다. 좌완 선발 투수로 가능성을 보인 함덕주에게 마무리를 맡기고 이용찬을 선발로 복귀시키는 등 마운드 전력 전체를 개편했다. 좌완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장원준이 부진했고 불펜에서도 김강률이 기대에 못 미쳤지만 젊은 투수들로 구성된 불펜이 갈수록 위력을 더했고 이용찬도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시즌 초반부터 다른 팀들을 압도했다. 10승부터 80승까지 가장 먼저 돌파했다. 야수진 역시 양의지,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이 완벽한 내야 수비를 펼쳤고 김재환이 중심이 된 타선은 외국인 타자가 필요 없는 공격력을 완성했다. 사령탑 첫해에 KS 정상에 오르는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완벽하게 장악한 김태형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10개 구단 중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프런트 파워가 맞물려 만들어낸 값진 열매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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