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개막 맞는 WKBL 새 시즌 이슈 정리

입력 2018-11-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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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하루 앞둔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의 가장 큰 이슈는 KB스타즈 주전 센터 박지수(오른쪽)의 복귀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WNBA를 경험한 박지수는 KB스타즈의 강력한 우승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가 3일 아산 우리은행과 인천 신한은행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우리은행이 7시즌 연속 챔피언 등극에 도전하는 가운데 청주 KB스타즈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 용인 삼성성명, 부천 KEB하나은행도 전력을 가다듬고 플레이오프(PO) 진출을 목표로 새롭게 출발한다. 모기업의 운영포기로 어려움을 겪은 WKBL 위탁팀은 OK저축은행의 네이밍 스폰서를 바탕으로 다시 달릴 힘을 얻었다. 6구단의 각축전이 예상되는 2018~2019 시즌 체크 포인트를 살펴봤다.


● ‘특급’ 박지수 KB스타즈에 첫 우승 안길까


KB스타즈가 다가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 꼽히는 이유는 탄탄한 선수구성의 중심인 박지수의 존재감 때문이다. 신장 193㎝로 국내 선수 최장신인 박지수는 프로 2시즌 째였던 2017~2018시즌 35경기에 출전해 평균 14.23점·12.89리바운드·3.29어시스트·2.51블로킹 등 좋은 개인기록을 남겼고, KB스타즈를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이끌었다. 그런 뒤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에서 식스맨으로 한 시즌을 보내며 선진 농구를 경험했다. 이를 발판삼아 박지수가 더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본 타 팀 감독들은 KB스타즈를 우승후보 1순위로 뽑았다.

하지만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박지수가 지난 시즌 개막 이후부터 거의 1년을 쉼 없이 달려왔기 때문이다. 이런 스케줄을 소화해본 적이 없는 터라 선수가 탈이 날까를 더 걱정하고 있다. 안 감독은 “팀 일본 전지훈련에서 박지수를 제외하고 휴식을 줬다. 한 템포 쉬는 게 더 좋다고 봤다. 개막이 다가왔지만 박지수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다. 기대감이 높은 걸 알지만 천천히 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WNBA를 한 시즌 경험했다고 선수가 확 달라질 순 없다. 여러 부분에서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달리 생각하면 박지수가 다가올 시즌을 소화하는 데 체력적으로 버거워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지난 시즌 평균 37분 정도를 소화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평균 33분 내외로 조절을 해주려 한다. 그래야 팀도 선수도 꾸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박지수가 확실한 성장세를 드러내면 KB스타즈는 아직 한 차례도 등극하지 못한 챔피언의 꿈을 이뤄낼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안 감독은 박지수의 페이스를 조절해주려 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63빌딩에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이 참석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철옹성 같은 우리은행 또 버텨낼 것인가

우리은행은 리그 6연패를 달성해낸 저력을 가졌다. 지난 시즌 개막 이전에 우리은행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모두 압도적인 전력으로 우승을 일궈냈다. 그런 우리은행이 또 한 번 우승트로피 사수에 도전한다.

이번 시즌 전망은 지난 시즌보다 더 좋지 못하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은헤의 은퇴, 알토란 같았던 식스맨 슈터 홍보람의 임의탈퇴 등으로 전력공백이 더 발생했다. 우리은행 중심의 축인 임영희, 박혜진, 김정은 등은 비 시즌 대표팀 차출로 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할 시간이 적었다. 기본적으로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지만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개막을 맞이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인지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걱정만 앞선다.

위 감독은 “지난 시즌보다 더 불안감을 갖고 출발한다. 지난 시즌도 초반에 많이 고전했다.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보는데 이를 얼마나 빨리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전망했다.

시즌 초반 식스맨들이 얼마나 잘 버텨주느냐가 관건이다. 위 감독은 이선영, 박다정, 나윤정 등 비 시즌 꾸준하게 준비해온 선수들이 국내 선수로만 뛰어야 하는 2쿼터에 어느 정도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성장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시즌 초반의 어려움이 더 오래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위 감독은 “엄살이 아니다. 실제로 불안한 출발인데 가능한 빨리 극복해 (정상을) 다시 한번 지켜보겠다”고 다짐했다.


● 규정 변경에 따른 빠른 공격…변수로 작용할까

국제농구연맹(FIBA)의 경기규칙 변경으로 몇몇 특정 상황에서의 공격제한시간이 24초가 아닌 잔여 시간 혹은 14초로 줄어든다. 이미 개막해 한창 진행 중인 남자프로농구에서는 이 규정으로 인해 경기 스피드가 확실히 빨라졌고, 적극적인 슛 시도가 연출되고 있다. 평균 득점이 증가하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자프로농구도 유사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여자프로농구는 이전까지 움직임이나 패스 자체가 많은 농구를 펼쳐왔기 때문에 바뀐 규정에 얼마나 빠른 적응력을 선보일지 지켜봐야 한다. 각 팀이 비 시즌 훈련을 통해 새로운 규정에 대비해 준비는 했지만 빠른 공격을 통해 얼마만큼의 슛 정확도를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슛 성공률이 떨어진다면 경기의 흥미는 오히려 반감될 수 있다.

현장 지도자들은 “대비는 했지만 실전에서 선수들이 얼마나 잘 소화를 해낼지 봐야 한다.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를 보유한 팀이 아무래도 빠른 공격을 하는데 있어 수월하지 않을까 싶다”며 “실전은 훈련과 또 다르기 때문에 예상 자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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