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의 가을통신] ‘두산의 미래’ 황경태가 바라본 ‘화수분 두산’

입력 2018-11-0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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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황경태가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두산 베어스 황경태(22)는 SK 와이번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앞두고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콜롬비아에서 열린 ‘2018 WBSC(국제야구소프트볼연맹) U-23 야구월드컵’ 일정을 마치기 무섭게 팀에 합류해 KS를 준비했다. 귀국을 이틀 앞둔 10월 29일 “KS 엔트리에 포함됐다”는 기쁜 소식을 접했고, 고국 땅을 밟기 무섭게 소속팀의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KS를 생각하면서 야구월드컵 일정을 소화했다. 항상 긴장하면서 준비했다. 어느 정도 기대는 하고 있었는데, 엔트리에 넣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항상 TV로만 KS를 봤는데, 현장에 나오니까 느낌 자체가 다르다. KS 깃발 등 모든 게 신기하다. 부모님께서도 ‘축하한다. 긴장하지 말고 하던대로 하라’고 하셨다.” 목소리에 기쁨이 묻어났다.

황경태는 대구상원고를 졸업하고 2016시즌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6번)에서 두산에 지명됐다. 지명 순번에서 알 수 있듯 공격과 수비, 주루를 모두 겸비한 내야수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구옥산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한 뒤 몇 차례 배트를 손에서 놓기도 했지만, 피나는 노력을 통해 프로 무대에 입성한 케이스다. 그 결과 두산의 KS 우승에도 힘을 보탤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3차전까진 아직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지만, 수비와 주루에 재능이 있는 터라 스페셜리스트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무엇보다 덕아웃에서 KS와 같은 큰 경기를 지켜보는 자체가 돈 주고도 못 살 값진 자산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키가 168㎝였다. 체구가 굉장히 작아서 버텨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행히 시간이 지나면서 키가 자랐는데(현재 181㎝), 2학년 때 다시 야구를 시작하다 보니 경험이 부족한 탓에 기회가 많지 않았다. 훈련을 많이 한 덕분에 3학년 때 좋은 기회를 잡았다. 처음에는 투수와 야수를 병행하다가 팔이 좋지 않아서 타자에 전념하게 됐다.”


● 황경태가 바라본 ‘화수분 두산’

두산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단어가 바로 ‘화수분’이다. 자체 육성을 통해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워낙 잘 갖춰져 있어서다. 양의지와 박건우, 최주환, 허경민 등의 주축 선수들도 지금의 황경태와 같은 시기를 거쳤다. 자연스럽게 그에 따른 질문을 던졌다. 황경태는 “이번 KS를 통해 ‘두산의 백업들은 확실히 다르고, 어린 선수들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 팀은 연습 때도 형들이 엄청나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나 같은 젊은 선수들도 똑같이 따라하게 된다.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그 자리를 확실히 잡으려고 한다. 화수분도 그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 두산 내야의 매력?

두산 내야진은 ‘철벽수비’의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특히 센터라인(2루수~유격수)의 움직임에 따라 코너 내야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포메이션은 그만큼 이해도가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경태에게 두산 내야진의 매력을 묻자 “허경민~김재호~오재원~오재일 선배가 서 있는 그 존재 자체가 매력이 아닐까”라고 했다. “연습 때만 봐도 정말 멋지다. 나도 형들처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열심히 훈련해서 나중에는 꼭 따라잡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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