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공백 & PK 실축에도…대전, 사투 끝 K리그2 PO 진출

입력 2018-11-2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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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으로 올라가자!’ 대전 시티즌이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준플레이오프에서 광주FC를 1-0으로 꺾었다. 대전은 다음달 1일 부산 아이파크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다. 후반 23분 키쭈(27번)가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타트 총성이 울린 K리그 포스트시즌. 한 장 남은 K리그1 티켓을 향한 겨울 드라마의 첫 걸음은 대전 시티즌이 먼저 뗐다. 대전은 2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2 준 플레이오프(PO)에서 광주FC를 1-0으로 꺾고 다음달 1일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2 PO를 치를 자격을 얻었다.

어쩌면 맥이 빠질 수도 있었다. 11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의 호주 원정에 참가한 두 팀 에이스들이 출격하지 못한 탓이다. 대전은 A매치 여정에서 무릎 인대가 손상된 황인범을 엔트리(18명)에서 뺐다.

2001년 8월 십자인대가 파열된 기억을 떠올린 대전 고종수 감독은 “아침까지 고민했다. (황)인범이는 15~20분은 뛸 수 있다더라. 그런데 한국축구의 자산이 아닌가”라며 “교체도 생각했지만 무리시키고 싶지 않았다. (명단에) 있으면 투입하고픈 유혹이 생길까봐 아예 뺐다”고 털어놓았다.

광주도 정규리그 득점왕 나상호를 데려오지 못했다. 경고누적이었다. 시뮬레이션 파울로 받은 옐로카드가 오심으로 인정됐으나 K리그 규정에는 경고 감면조치가 없어 구제를 받지 못했다. 광주 박진섭 감독은 “판정이득도, 불이익도 있기 마련이다. 다만 경고 감면에 대한 규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광주 박요한(왼쪽)-대전 키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그래도 경기는 치열했다. 강등의 아픔, 승격의 기쁨을 공유한 두 팀답게 후회 없는 승부를 펼쳤다. “초반은 탐색전이 될 것”이라던 두 팀 벤치의 예상은 보기 좋게 벗어났다. 전반전부터 일진일퇴 공방전이 계속됐다.

적극적인 전진에도 좀처럼 찍히지 않던 방점은 대전이 찍었다. 후반 23분 외국인 공격수 키쭈가 결승골을 넣었다. 종료직전 페널티킥(PK) 추가골 찬스를 놓친 대전은 남은 시간을 잘 버텼다. 대회 규정상 올 시즌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대전은 5위 광주와 비기기만 해도 PO에 오를 수 있지만 승리로 상승세를 탔다.

가슴 철렁했던 순간도 있었다. 전반 3분 광주 이승모가 공중볼 경합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목이 꺾여 의식을 잃었다. 다행히 최악의 사고는 피했다. 과거 신영록 사태를 계기로 마련된 안전 매뉴얼이 빛을 발했다. 모두가 합심한 결과, 사고부터 구급차 출발까지 5분도 소요되지 않았다.

위험을 직감한 김희곤 주심이 이승모의 입에 손을 넣어 기도를 확보하고 동료들은 다리를 마사지했다. 광주 의무 팀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동안, 대전 의무 팀은 사전 비치된 제세동기를 들고 달려왔다. 이승모는 구급차로 후송되던 중 의식을 찾았다. 광주 관계자는 “뇌진탕 증세로 CT촬영을 했는데 뇌출혈은 없다. 경추(목뼈) 실금 진단을 받았다”며 “보호대를 차고 광주로 먼저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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