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전카드 최채흥, 가라카와 성공사례 따라가나

입력 2019-05-15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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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채흥.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투수의 보직변경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다.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를 포함한 핵심 계투요원은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준비하는 과정도 다르다.

삼성 라이온즈 최채흥(24)은 5선발로 2019시즌을 출발했다. 2018시즌 1차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지 2년째에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한 것 자체만으로 절반의 성공이었다. 지난해 선발등판한 4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42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것도 삼성 김한수 감독과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코치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첫 풀타임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준비한 2019시즌은 쉽지 않았다. 첫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3.94로 순항했지만, 4월20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 만에 7안타 3볼넷 8실점으로 무너지며 2군행을 통보받았다. 복귀전인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5이닝을 버텼지만, 8안타 3볼넷을 허용하며 7실점(6자책점)의 부진을 보였다. 또 2군행을 통보받았다.

11일의 조정기간을 거쳐 14일 1군에 등록됐다. 그러나 보직은 선발이 아닌 계투였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에 초점을 맞춰온 터라 갑작스러울 법도 했다. 지난해 막판 4경기에 구원등판했을 때와는 준비과정 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채흥은 모든 악조건을 이겨냈다. 올 시즌 첫 구원등판인 1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3.1이닝 3안타(1홈런) 1볼넷 6삼진 1실점의 호투로 팀의 4-3 승리를 이끌고 3승째를 따냈다. 2-2로 팽팽히 맞선 6회 2사 만루 위기부터 아웃카운트 10개를 잡아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포심패스트볼(포심) 최고구속이 147㎞까지 나온 점이 고무적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의 완성도가 높아 포심 구위만 받쳐주면 위력을 배가할 수 있어서다.

큰 폭의 보직 변경에 성공한 최근 사례는 가까운 일본프로야구(NPB)에서 찾아볼 수 있다. 1군 데뷔 첫해인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81경기 중 177게임에 선발로만 나섰던 우투수 가라카와 유키(지바 롯데 마린스)다. 2018시즌 4경기에 선발등판한 뒤 2군으로 내려가 약 한 달간 조정기를 거쳤다. 복귀 후 가라카와의 보직은 불펜으로 굳어졌고, 이후 구원등판한 21경기에서 24.2이닝 1실점(평균자책점 0.36)의 기적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선발만 고집하던 가라카와는 현실을 받아들였다. “중간계투는 한 번 실패해도 다음날 바로 만회할 기회가 온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올 시즌에도 팀의 필승계투요원으로 14경기에 등판해 2승1패9홀드,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 중이다.

최채흥의 마음가짐에 대해선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보직은 상관없다. 어떻게든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의 두 눈이 반짝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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