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19세’ 삼성 김도환이 말하는 좋은 포수, 그리고 리드

입력 2019-05-2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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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김도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야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몇 번을 설명해도 지나치지 않다. 움직임 하나하나가 한눈에 드러나다 보니 팀이 부진할 때면 가장 많은 비난이 쏠리는 포지션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멘탈(정신력)은 포수에게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단순히 공을 받고, 주자의 움직임을 막아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야수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유일한 포지션이라는 무게감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골반의 유연성과 포구, 블로킹, 어깨의 강도 등 포수의 기본기는 물론 상황에 따른 볼배합도 연구해야 한다. KBO리그 최고의 포수로 손꼽히는 양의지(NC 다이노스)조차 “투수리드에는 정답이 없다”고 고개를 내저을 정도다. 끊임없이 연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포지션이다.

그러다 보니 프로에 갓 입단한 신인이 안방을 꿰차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 김도환(19)이 지난 7일 처음 1군에 등록된 뒤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직 1군에서 18이닝을 소화한 게 전부지만, KBO리그 정상급 포수로 손꼽히는 강민호의 뒤를 받치며 값진 경험을 쌓고 있다. 특히 김도환의 투수리드론에 귀를 기울이면, 신인답지 않은 패기가 묻어난다.

“김도환이 생각하는 좋은 포수란?” 이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 없이 답했다. “팀을 승리로 이끄는 포수가 최고의 포수다.” 포수의 투수 리드는 결과론이다. 안방을 지킨 경기에서 팀이 이기면 좋은 리드, 패하면 나쁜 리드로 귀결된다. 김도환은 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곧이어 “팀이 승리한다면 그만큼 좋은 리드를 했다는 의미”라는 말도 덧붙였다. 일본 최고의 포수 중 한 명으로 통했던 사토자키 도모야(전 지바 롯데 마린스)의 “결과에 따라 리드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는 말과도 일치한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철학이 확고했다.

젊은 포수에게 1군 경험은 엄청난 자산이다. 성공체험까지 더하면 바랄 게 없다. 김도환은 데뷔 첫 선발로 나선 지난 9일 대구 NC 다이노스전에서 교체 없이 9이닝을 모두 소화하며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첫 번째 성공체험이다. 22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선 12회 1사 만루에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5-5로 맞선 9회부터 4이닝 동안 투수진의 무실점을 이끈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팀에서 가장 어린 김도환이 정말 잘해줬다”는 김한수 삼성 감독의 칭찬은 큰 동기부여다.

김도환의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고교 시절과 차이점을 인지하고 프로 무대에 적응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프로 타자들은 좋은 것을 많이 갖고 있고, 그만큼 경험도 풍부하다. 그러다 보니 볼배합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고, 또 신중해진다”고 운을 뗀 그는 “(강)민호 선배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기회가 주어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꾸준히 1군에서 뛰며 내 역량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자부심을 느끼기보다는 신인으로서 내가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대구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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