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재훈 vs 원종현’ 후반기 달굴 파이어볼러의 세이브왕 경쟁, 관건은 위닝샷

입력 2019-07-18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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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하재훈(왼쪽)-NC 원종현. 스포츠동아DB

하재훈(29·SK 와이번스)과 원종현(32·NC 다이노스)은 17일까지 나란히 23세이브를 기록하며 KBO리그 이 부문 공동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최고구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앞세워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게 이들의 공통점이다.

이들과 2위 그룹인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고우석(LG 트윈스·이상 18세이브)의 격차는 5개로 작지 않다. 게다가 16일 부상에서 복귀한 조상우는 일단 셋업맨으로 마무리 오주원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맡아 당분간 세이브 추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세이브왕 경쟁은 사실상 2파전으로 굳어졌다고 볼 수 있다.

관건은 위닝샷이다. 빠른 공 하나만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긴 쉽지 않다. 타이밍을 뺏는 변화구는 필수다. 하재훈과 원종현도 그렇다. 힘으로 타자를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강력한 위닝샷을 얼마나 더 정확하게 던질 수 있느냐가 세이브왕을 가늠할 요소다.

● 하재훈의 커브와 슬라이더

하재훈은 올 시즌 43경기에서 5승2패23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71을 기록 중이다. 특히 첫 세이브를 따낸 4월 27일부터는 블론세이브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안정감을 자랑한다. 이 기간에 당한 1패는 동점 상황에서 끝내기 홈런을 허용한 결과다. 시즌 시작과 동시에 필승계투요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을 넘어 이제는 KBO리그를 호령하는 뒷문지기로 거듭났다.

빠른 공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포심) 구사율이 75.3%에 달한다. 그만큼 구위에 자신이 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이밍을 뺏는다. 무엇보다 시즌을 치를수록 변화구의 비중을 점차 높이며 레퍼토리를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6일과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오히려 슬라이더를 더 많이 던졌을 정도다. 공 끝의 회전이 워낙 좋아 실제 위력은 스피드건에 찍히는 구속 이상이라는 평가다. 투수로서 사실상 첫 번째 풀타임 시즌인 데다 올해가 KBO리그 첫 경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재훈의 퍼포먼스는 경이적이기까지 하다.

● 원종현의 종슬라이더

원종현은 올 시즌 39경기에서 3승1패23세이브,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0.224)과 이닝당 출루허용(WHIP·1.14)도 준수하고, 40.1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도 13개에 불과하다. 시즌 초반 잠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10경기에서만 6세이브를 추가하며 평균자책점 0.84로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주무기는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다. 시속 150㎞대의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스리쿼터 형태의 투구폼에서 손목을 세우고 던지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이 히팅포인트를 잡기 쉽지 않다. 정통파 투수의 그것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낙폭을 자랑한다. 현역 시절 종슬라이더의 달인으로 통했던 박명환 전 NC 코치가 2016시즌을 앞두고 가르쳐준 그립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다. 수년 간 필승계투요원으로 뛰며 축적한 경험이 뒷문을 지키는 데도 큰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원시원한 강속구와 변화구의 아름다운 궤적을 감상하는 것 자체만으로 올 시즌 세이브왕 경쟁은 무척 흥미롭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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