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광민. 사진 | 정재우 기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린 13일에도 송광민은 평소처럼 서산구장으로 오전 일찍 출근했다. 궂은 날씨 때문에 실내훈련장에서 워밍업을 한 뒤 그대로 타격과 수비훈련을 진행했다. 어느새 이마에는 굵은 땀방울이 알알이 맺혔다.
오전 훈련을 마친 송광민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면 수비도, 타격도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이가 들면 어쩔 수 없이 순발력이 떨어지는데,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그래서 요즘 수비훈련 때는 글러브질(포구)에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타격훈련의 포커스도 마찬가지다. 역시 ‘기본’을 되새김질하고 있다. 그는 “올해는 공인구의 반발력이 낮아지면서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다보니 어느새 스윙이 커졌고,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볼에 방망이가 따라나가면서 헛스윙이 많아졌다”며 “김성래 코치님(타격)의 조언대로 팔이 아니라 허리를 돌리는 형태로 타격하는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122경기에서 타율은 0.264, 7홈런, 51타점에 그쳤다. 113경기에서 타율 0.297, 18홈런, 79타점을 기록한 1년 전과 비교하면 타격 성적이 큰 폭으로 뒷걸음질쳤다. 수비 실책은 12개에서 16개로 늘었다. 이 때문에 오랜만에 참여한 마무리훈련이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송광민은 “가끔 훈련이 없는 오후에는 숙소 근처로 민물낚시를 나간다. 방 안에만 우두커니 있으면 시간도 흐르지 않고, 자꾸 답 없는 야구생각만 되풀이하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일부러 ‘비움의’ 시간을 갖는 것이다. 그 뒤 훈련장에서 ‘채움’의 시간을 보내면 몸도,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낡은 것을 비우고 새로운 것을 채우는 마무리훈련이 송광민에게는 더 없이 값진 시간이다.
서산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