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사진제공|국제배구연맹
“꼭 올림픽 티켓을 따서 돌아오겠습니다.”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32)이 약속을 지켰다.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3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누구보다도 간절했다. 김연경은 12일 태국 나콘라차시마 꼬랏찻차이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결승전에서 22점을 맹폭하며 개최국 태국을 세트스코어 3-0(25-22 25-20 25-20)으로 완파했다. 이재영이 18점을 보태면서 공격을 양분한 가운데 팀 공격에서 51-38로 철저히 우위를 점한 대표팀은 난적으로 점쳐졌던 태국을 가뿐히 제압했다.
단 하나의 승리만 더하면 됐다. 긴 여정을 달려온 대표팀은 이를 악물었다. 김희진이 종아리 부상을 안고 대표팀에 승선했고, 김연경이 조별리그를 치르며 복근 부상을 입는 등 악재가 이어졌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기 위해 투혼을 불태웠다. 역시 몸이 성하지 않은 이재영도 정신력으로 버텼다. 태국전을 앞두고 양효진은 “지금까지 힘들게 고생했다. 꼭 티켓을 따겠다”고 다짐했고, 약속을 지켰다.
이재영이 김연경의 조력자로 나섰다. 집중 견제에 몰린 김연경을 대신해 결정적인 2연속 공격 득점을 성공시켜 1세트 16-15 역전을 이끌어낸 것이 출발이었다. 당황한 태국은 핌피차야의 공격이 범실로 이어졌고 기세를 몰아 양효진이 블로킹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이재영은 이어진 서브 턴에서도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며 주도권을 지켰고, 김연경과 박정아가 상대 라이트 공격을 두 차례 연달아 가로 막아 1세트 승리를 완성했다.
덕분에 김연경도 펄펄 날았다. 2세트 라이트 김희진이 10~12득점째를 내리 책임지자 김연경이 14~15득점을 터트리며 좌우의 균형을 맞췄다. 3점차 리드로 20점 고지를 밟은 이후에도 이재영과 함께 공격을 이끌어나간 김연경은 3연속 득점(24-19)을 폭발시키고 뜨겁게 환호했다.
3세트에는 신구 에이스의 조화가 빛을 발했다. 김연경의 서브 턴에서 이재영이 3연속 득점을 올려 15-14로 전세를 역전시켰고 라이트 박정아의 활약을 앞세워 20점 고지를 밟았다. 여기에 양효진이 블로킹으로 21-17, 승세를 기울인 대표팀은 수차례 랠리 끝에 김연경의 쳐내기 공격으로 마지막 스코어를 올리며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