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선발’ 이민욱의 재발견, 한국전력에 쏘아올린 희망

입력 2020-01-17 20: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KOVO

사진제공 | KOVO

한국전력이 깜작 선발로 내세운 세터 이민욱(25)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공격력을 극대화하며 4연패에서 벗어났다.

한 달여 만에 승리의 맛을 봤다. 한국전력은 17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4라운드 맞대결서 세트스코어 3-0(25-19 25-17 26-24) 완승을 거뒀다. 에이스 가빈이 양 팀 최다 21점을 책임지며 남자부 역대 통산 6번째로 3500득점을 달성했다.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여기에 구본승이 13점을 보태며 좌우 균형을 맞췄고, 15점을 합작한 센터 듀오 장준호와 조근호의 활약도 눈부셨다. 특히 한국전력은 팀 블로킹에서 14-3으로 철저히 우위를 점하며 경쟁력을 발휘했다.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한국전력은 과감히 변화를 시도했다. 4연패에 빠져있었던 만큼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이에 주전 세터 이호건 대신 이민욱을 베스트 멤버로 내세웠다. 경기 전 만난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은데 쉽지가 않다”고 고충을 토로하면서 “호건이가 연패 기간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 민욱이가 선발로 나간다”고 했다. 이어 “민욱이가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운영 면에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호건이보다 안정감이 더 낫다”고 신뢰했다.

효과는 컸다. 이민욱은 경기 출발과 동시에 다채로운 볼 분배로 공격수들의 리듬을 끌어올렸다. 1세트 최다 득점을 책임진 구본승(6점)과 센터 장준호(4점), 조근호(2점)가 나란히 100% 공격성공률을 달성했다. 에이스 가빈도 6점을 책임지면서 상대를 괴롭혔다. 반대로 삼성화재는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특히 세트 막바지 집중력이 부족했다. 19-18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산탄젤로의 서브 범실, 송희채의 공격 범실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흐트러졌고, 김나운 마저 공격과 수비 과정에서 각 한 차례씩 범실을 해 한국전력에게 승리를 내줬다.

2세트를 주도한 쪽도 한국전력이었다. 견고한 블로킹 벽을 세워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공수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한 센터진의 공이 컸다. 15-10, 18-13으로 큰 격차를 지키는 데 조근호, 장준호의 블로킹이 빛났다. 산탄젤로의 오픈 공격을 막아 세우며 21-15로 상대의 의지를 철저히 꺾어버린 블로킹도 조근호의 손끝에서 나왔다. 여기에 세터 이민욱까지 사이드 블로킹에 가세해 정성규의 퀵 오픈을 차단하고 24-16까지 달아났다. 삼각편대가 제 힘을 쓰지 못한 삼성화재는 역전의 빌미를 찾지 못했다.

이민욱과 호흡을 맞춘 가빈은 3세트에도 펄펄 날았다. 구본승의 단독 블로킹으로 19-19 균형을 맞춘 한국전력은 가빈이 연속 득점을 쌓아올리며 승리를 향해 질주했다. 시간차, 퀵 오픈, 오픈 공격이 백발백중으로 통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전력은 뒷심까지 발휘했다. 삼성화재가 24-24까지 따라붙었지만 김인혁의 시간차 조근호의 블로킹으로 승리를 완성했다.

수원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