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인천 흥국생명과 수원 현대건설의 경기가 열렸다. 현대건설 양효진이 흥국생명 블로커를 피해 공격을 펼치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양효진은 지난 1월 큰 수확을 안고 현대건설로 돌아왔다.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마지막 한 장 남은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대표팀 주축 선수로 뛰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모했지만 투혼과 맞바꿔 얻은 성취감은 매우 컸다.
소속팀 복귀와 동시에 출발한 V리그 4라운드는 양효진의 독무대였다. 라운드 전 경기서 두 자릿수 득점을 책임지며 공격 종합 2위, 블로킹 1위를 차지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해결사의 몫을 모두 해낸 그는 4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양효진이 버티는 현대건설은 굳건히 1위를 지켰다.
5라운드 첫 단추도 양효진이 직접 뀄다.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5라운드 원정 경기서 팀 내 최다 26점을 몰아쳐 세트스코어 3-2(14-25 16-25 25-20 25-22 15-10)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1·2세트 흥국생명에게 철저히 리듬을 빼앗기며 고전했지만, 3세트 양효진이 공격 성공률 58.33%로 8점을 올린 것이 반등의 발판이 됐다. 헤일 리가 저조했지만 양효진이 중심을 잡았고, 황민경과 고예림도 차츰 득점에 가세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4세트 21-19로 앞선 상황에서 블로킹을 하던 중 동료 고예림의 팔에 얼굴을 맞고 쓰러졌다. 고통을 호소한 양효진은 이내 얼굴을 부여잡으면서도 몸을 일으켰다. 팀의 상승 흐름을 끊을 수 없었다. 4세트 중반 주전 리베로인 김연견이 발목 부상으로 들것에 실려나간 직후에도 양효진은 바로 속공을 성공시켰고, 시간차와 오픈 공격을 거듭 시도하며 팀 공격을 지휘했다.
세터 이다영도 양효진을 버팀목으로 삼았다. 5세트 3-2로 근소하게 앞선 상황에서 디그를 성공시킨 양효진에게 곧장 공을 올렸다. 양효진은 오픈 공격을 시도해 득점으로 이어냈고, 이다영은 한참동안 양효진을 끌어안았다. 양효진은 미소로 화답했다. 세트 종반 오픈 득점을 한 번 더 추가한 양효진은 이날의 매치포인트(14-10)를 만들면서 승리의 파랑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