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인천 대한항공과 대전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렸다. 대한항공 비예나가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인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상대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들었다. 대한항공은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배구를 펼치는 삼성화재를 5연승의 제물로 삼았다.
중앙의 승리였다. 대한항공은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2 22-25 25-20 25-15) 쾌승을 낚았다.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삼각편대 비예나(27점)~곽승석(11점)~정지석(9점)의 뒤를 센터진이 든든하게 받쳤다. 진상헌이 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10점을 책임졌고 김규민이 9점(블로킹 3개)으로 시너지를 냈다.
대한항공에 맞서 삼성화재가 내세운 베스트 멤버는 100%가 아니었다. 주포로서 제 역할을 오롯이 해내지 못하는 산탄젤로를 제외하고 박철우를 라이트 선발로 출전시켰다. 연패로 선수단의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진 터라 베테랑 박철우에게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겼다.
1세트 초반 박철우가 펄펄 날았다. 오픈, 백어택 공격이 상대 코트에 날카롭게 내리꽂히며 2점차 리드를 지휘했다. 하지만 이는 곧 삼성화재의 치명적인 약점이 됐다. 레프트 송희채, 고준용이 원활하게 득점을 생산하지 못하자 세터 김형진은 박철우만 바라봤다.
대한항공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규민이 컨디션 난조에 빠진 송희채의 퀵 오픈을 차단하며 13-13 동점을 만든 것이 출발이었다. 뒤이어 부정확한 토스를 이어받은 박철우의 공격을 진상헌이 막아 세우며 18-16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대한항공은 첫 세트부터 7개 범실을 쏟아냈지만, 결정적인 블로킹 4득점으로 손실을 메웠다.
삼성화재는 2세트 박철우(6점)~송희채(4점)~손태훈(4점)의 합작 공세를 앞세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3세트에서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세터가 말썽이었다. 박철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가운데 연결 과정마저 매끄럽지 못했다. 짧은 토스 탓에 완벽한 공격을 시도하지 못한 박철우를 정지석이 두 차례 블로킹 하면서 대한항공은 10-6으로 앞섰다. 기세를 몰아 대한항공은 상대 리시브 라인까지 흔들어 놨다. 비예나의 예리한 서브로 곽승석의 다이렉트, 퀵오픈 득점이 연속해 터지면서 16-9로 확실히 승부를 기울였다.
4세트 비예나가 4개의 서브에이스를 폭발시키며 9점을 몰아친 대한항공은 손쉽게 승리를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