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사진|스포츠동아DB
“무슨 말이 필요해. 모두 널 작품이라고 불러.”
‘핑크폭격기’ 이재영(24·흥국생명)이 70일 만의 복귀전에서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며 개인 응원가 가사의 이유를 증명했다. ‘봄 배구’ 마지노선인 3위 다툼을 펼치고 있는 KGC인삼공사를 꺾었기에 더욱 의미 있는 하루였다.
흥국생명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KGC인삼공사와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19-25 25-18 31-29 26-24)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3위 흥국생명(승점 42)은 7연패 후 2연승을 달리며 재정비에 성공했다. 반면 파죽의 5연승을 질주하던 4위 KGC인삼공사(승점 34)는 흥국생명 추격에 실패했다. 만일 이날 승점 3을 따냈더라면 흥국생명을 2점 차로 바짝 쫓을 수 있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짙다.
해결사는 이재영이었다.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오른 무릎 부상을 당한 이재영은 두 달 이상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 사이 흥국생명은 7연패에 빠지며 벌어둔 승점을 모두 잃었다. 착실히 재활에 매진한 이재영은 이날 복귀전에서 26득점(공격 성공률 33.92%)으로 펄펄 날았다. 아울러 블로킹 4개·서브 에이스 3개씩에 백어택 5개를 묶어 데뷔 6시즌 만에 개인 첫 트리플크라운(한 경기 블로킹·백어택·서브 에이스 각 3개 이상)의 겹경사도 누렸다.
초반 흐름을 주도하던 KGC인삼공사는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터치아웃 판독 논란으로 흐름이 끊겼다. 이영택 감독대행이 3분 이상 항의했음에도 번복은 없었다. 흥국생명은 기세를 몰아 역전까지 성공했지만 다시 12-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범실 3개 포함 연이어 4실점하며 1세트를 맥없이 내줬다.
흥국생명의 예열은 2세트부터 시작됐다. 11-9로 앞선 상황, 이한비의 서브 에이스를 시작으로 루시아의 백어택과 오픈 공격을 묶어 점수차를 벌렸다. 1세트 이재영의 활용 빈도를 줄였던 세터 조송화는 2세트부터 적극적으로 토스를 건넸고, 이재영은 고비마다 상대 추격 의지를 꺾으며 7점을 올렸다. 24-18로 앞선 시점에서 세트를 끝낸 것도 이재영의 퀵오픈이었다.
승부처는 3세트였다. 24-22까지 앞선 흥국생명은 상대 블로킹에 연이어 막히며 듀스를 내줬다. 하지만 여섯 차례 듀스 접전 끝에 미소를 지었다. 이재영은 29-29 동점에서 김미연의 리시브로 이어진 연결을 성공시킨 데 이어 후위공격으로 3세트를 끝냈다.
인천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